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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리사·최성훈, 소설-손영란씨 선정

   
 
용인지역 향토 문학단체인 용인문학회(회장 김종경)가 제 8회 용인문학 신인상을 발표했다.

지난 7월말부터 10월 15일까지 시와 소설, 수필 등 3가지 장르에 30여명의 신인작가들이 작품을 응모, 시 부문에 ‘밥상 위에’외 3편을 제출한 이리사(23)씨와 ‘바람의 색깔’외 5편을 공모한 최성훈(51)씨를 신인상에 선정했다.

소설 부문에는 중편소설 ‘멍에’를 투고한 손영란(46)씨가 결정됐다.

박해람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본심에 오른 7편의 작품을 읽어본 후 최성훈씨와 이리사씨, 손영란씨를 골라내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며 “이들의 작품은 시적 대상에 얼마나 몰입하고 이해했는지 그리고 동화됐는지를 척도로 다른 작품들과 그 필력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게 된 이리사씨는 한경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안성 필학원 국어 전임강사로 재직중에 있다.

그녀의 작품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 사유의 폭, 언어를 정수하는 능력이 다분하다”며 “시선이 전해주는 풍경과 이미지들을 시적 언어로 변환시키는 재능이 꽤 출중했다고 할 수 있지만 너무 개인적 사유에 그치는 단점도 함께 지ぐ?있다”고 밝혔다.

최성훈 씨는 충북대학교 사범대학과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나곡 중학교 교감으로 재직중이다.
그의 작품에 대해서는 “서정적 세계가 이미 그 마음에 안착했음에도 본인은 여타 다른 과정을 기웃거린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여타 관념적인 시편들 속에 끼여 있는 서정의 결과물들이 훨씬 돋보였다”고 평했다.

소설부문 신인상 당선자인 손영란씨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인천문인협회 주최 문학상 공모전 소설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심사위원들은 “작가가 소설을 시작하는 시점에 머무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는 악습관을 버리기에도 좋은 시점”이라며 “중편이라는 스토리 구조를 끌고 가는 힘과 그 스토리 구조에 끌려 다니지 않는 점은 그 중 미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용인문학회는 “열악한 환경의 지방문예지 공모에 많은 작가들이 당락에 관계없이 응모해주신 것에 머리숙여 감사한다”며 “공모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의 작품은 용인문학회 가족으로 함께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만큼 작가들을 문학회에 정중히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문학회는 지난 1996년 문학 동호인들이 용인의 대중문학을 선도하고 향토문학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창립한 순수문학단체로 해마다 용인시 ‘문학의 밤’을 비롯해 종합문예지 ‘용인문학’을 발간하고 있다.
이번 신인상 수상 작품은 11월말 발행되는 ‘용인문학 제 10호’에 실을 예정이다.


밥상 위에
이리사
밥상 위에 봉우리 하나
백옥의 알갱이 알갱이
오도카니 내려앉은 봉우리 하나
목련꽃 같은 한 덩이의 몸
꼭 그 몸같이 풍성한 부케를 들고 있던
숙모의 흰 손목이 떠오르네

둥근 그 살결을 슬슬 벗겨냈다가
젖꼭지를 움푹 도려냈다가
그래도 엄살내지 않는
묵묵한 봉우리 봉우리를 가만히…
보네

매번 내 밥상위에 한가득
봉우리를 쌓아주시던 우리 숙모
그해 겨울 산 귀퉁이
한 숟가락 파낸 그 자리에
반듯하게 몸을 뉘우셨네

정말로 저 관속에 우리 숙모 있는 건가
숙모의 상 위에 눈물 같은 성수를 뿌리고
한 삽 한 삽 마른 흙으로
봉우리 쌓아 드렸네

이렇게 천천히 태워야
여길 한 번 더 보고 가지
고운 한복을 태우는 삼촌의 머리 위로
흰 송이 송이들 쌓여가네

숙모의 눈 덮인 무덤이
내 밥상위에 앉았네


바람의 색깔
최성훈
계절을 데려 온 그가
손끝으로 훑어 내게 보여준 낙엽이
그의 진정한 속 모습입니다
始原을 찾아 다니던
그의 발끝에 채인 숲나무의 울림이
그가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가을비에 젖은 그가
청록 잎새에 투명 붓으로 그려낸 오색 단풍이
그의 소중한 마음입니다

그가 저기압 상태의
내 가슴속 공간으로 흘러들면
시간은 거슬러
그의 과거가 나의 시간이 됩니다
그에게 기댄 내 어깨도 가벼워
정함 없는 생각이 수도 없이 뒤바뀌지만
반물든 희망이야 말로
그가 원하는 그의 색깔이라고
바람결의 속삭임으로 말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