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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모르는 참교육 학구열

학구열을 불태우며 쌀쌀해지는 겨울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열기가 용인시 한편에서 전해진다.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에 위치한 신갈야간학교(이하 신갈야학, 교장 윤명호)에서 배움의 정진을 쌓고 있는 것.
신갈야학은 비록 법인학교는 아니지만 이곳을 거쳐간 학생들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곳으로 세상의 어느 곳보다 소중한 보금자리다.

지난 1982년 신갈초등학교의 교실을 빌려 수업을 시작한 신갈야학은 1987년 신갈천 부근으로 자리를 옮겨 25년간 많은 졸업생을 배출해왔다.

지금은 신갈야간학교 1기 교사로 활동하던 윤명호(44·남)씨가 교장으로 부임해 24명의 교사들과 함께 많은 사람들을 위한 참교육을 이루고 있다.

윤 교장은 “교육을 받지 못한 주민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해보자며 지역의 선·후배들이 뭉친 것이 야학을 만들게 된 계기”라며 “지금은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서 진행하는 수업을 듣기 위해 수원과 성남 등 인근 지역에서도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어서 “배움에는 나이 제한이 없듯이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90여 명의 학생들이 무료로 수업을 받고 교사들도 무료로 교육봉사를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낮 시간옛?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는 사업주나 직장인들이 오전 10시부터 주간수업을 담당하고 경희대와 강남대 등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대학 수업을 마친 야간에 학생들의 수업을 맡는다.

또한 시험이 다가오면 인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서비스센터에서도 학생들의 수업을 위해 달려와 준다.
만약에 이들이 사회에서 만났다면 아저씨나 형, 동생사이로 지냈겠지만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동안 이들은 오직 스승과 제자사이일 뿐. 그렇기 때문에 선생보다 학생의 나이가 많거나 혹은 친구 사이에서도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유지된다.

하지만 엄숙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수업은 언제나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윤 교장은 “가족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다보니 스승과 제자, 혹은 학생들 사이에서 가정을 꾸미는 일도 발생했다”며 “내가 교장을 맡은 동안에도 세 쌍의 커플이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가정을 이루게 됐다”는 야학에서만 알려진 이야기를 공개했다.

야학의 학생들과 선생들이 축하하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학생활을 하며 지역 주민들을 가르쳐 온 대학생 선생들이 졸업을 하며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대학원에 진학을 할 때면 학생들은 마치 자신들이 합격한 듯이 기뻐하며 선생들을 축하해준다.

윤 교장은 “나도 역시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교사출신이기에 대학을 마치고 삼성이나 대우, 현대 등 대기업에 취업하는 선생들을 보면 한없이 기쁘다”며 “학생과 다른 교사들도 그 기쁨을 함께 누리며 자신의 꿈들을 키워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생들이 타지로 나가거나 취업 후에 이곳을 찾아오지 못한다고 해서 이들의 교육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졸업을 하거나 부득이하게 교육봉사를 그만해야 할 때면 자신들의 동아리나 학과 후배들에게 야학교사직을 물려주는 등 끈끈한 정과 함께 교육을 이어간다.

또한 교육 역시 시대의 흐름과 교육자들이 바뀜에 따라 다양한 방법들을 도입, 문화재 답사와 야외 교육을 비롯해 등산과 같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등 더욱 업그레이드된 야학의 모습을 선보였다.

윤 교장은 “2대 교장이셨던 고 한희용 선생이 ‘이 땅에 야학이 영원히 없어지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야학도 현실에 맞게 변하고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원하는 것을 하나라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장을 비롯한 이곳 교사들은 야학에 이와 같은 열정을 쏟아 부으며 야학이 사회교굼?활성화를 이루는 장소가 되길 원하고 있다.

70세 어르신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그가 평생을 살아오며 불러만 보던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쓸 수 있도록 지도하는 이곳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의 아픔과 괴로움을 치유해 줄 수 있는 곳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