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일정을 마치고 떠났다. 국내 산업계는 그가 호평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 역할에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히 돌아볼 때다. 우리는 과거 하드웨어 제조 강국이었음에도 인터넷과 스마트폰 생태계의 주도권을 번번이 후발주자로 내주었던 뼈아픈 역사가 있다. AI 시대에 이를 반복할 수는 없다. 공급망을 쥐는 것과 생태계의 주인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피처폰 시대의 강자가 스마트폰 시대의 패권을 자동으로 보장받지 못했듯, 반도체 제조 역량이 AI 시대의 승리를 담보해주지는 않는다. 젠슨 황의 시선은 이미 다음 단계인 ‘피지컬 AI’, 즉 로보틱스로 향해 있다. AI가 화면을 벗어나 자동차, 공장, 물류 등 물리적 세계와 직접 결합하는 시대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AI 플랫폼과 로봇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할 기업을 아직 찾지 못했다. AI 시대의 삽과 곡괭이는 만들고 있지만, 정작 금광의 주인은 가려지지 않은 셈이다. 결국 그 해답을 가장 먼저 증명해야 할 곳은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는 바로 이곳
용인신문 | 군 개혁은 언제나 매력적인 구호다. 낡은 것을 바꾸고 비효율을 제거하며 미래를 준비한다는 명분 앞에서 반대의 목소리는 쉽게 시대착오적인 주장으로 몰리곤 한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단어가 붙었다고 해서 모든 변화가 발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국가안보와 직결된 군 조직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육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 통합 논의 역시 그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통합을 주장하는 측은 합동성 강화를 내세운다. 현대전은 더 이상 육군만의 전쟁도, 해군만의 전쟁도, 공군만의 전쟁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주와 사이버 공간까지 포함한 다영역 전장이 등장한 오늘날, 군종 간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합동성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결론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합동성은 서로 다른 조직이 전문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협력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반면 통합은 서로 다른 조직을 하나의 틀 안으로 묶는 것이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협력과 획일화는 같은 단어가 아니다. 육군은 땅에서 싸우는 법을 배운다. 해군은 바다를 이해해야 한다. 공군은 하늘을 지배하는 방법을
용인신문 | 제10대 용인특례시의회 개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새롭게 구성된 34명의 시의원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18명, 국민의힘 소속이 16명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독주보다는, 여야가 서로 존중하고 타협하며 의정 활동을 하라는 시민들의 균형 잡힌 선택이 담긴 결과일 것이다. 기초의회의 원구성은 사실상 국회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이미 여야 모두 대표의원을 뽑기 시작했고, 국회의원 보좌관제와 같은 정책지원관들을 배치한 지 오래다. 그러니 국회처럼 의석수에 따라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장을, 소수당인 국민의힘이 부의장을 맡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흐름이 된 셈이다. 그래서 여야 모두 의정 경험이 풍부한 다선 의원을 의장이나 부의장에 추대하는 것이 오랜 관례이자 순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개원을 앞두고 벌써부터 들려오는 파열음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순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합의보다는, 저마다의 인물론이나 정치적 도의를 앞세운 경쟁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고작 34명이라는 작은 조직 안에서도 양보보다는 자기 몫을 챙기기 위한 이른바 ‘패거리 정치’의 그림자가 엿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의장단 선출의 오랜 관행인 ‘교황식
용인신문 | 1992년 12월 ‘주간 성산신문’으로 첫 호를 발행했던 용인신문이 2026년 현재 지령 1500호를 맞이했다. 필자가 처음부터 이 신문의 발행인은 아니었다. 창간 후 1년이 지났을 무렵, 지역에서 문화운동을 하던 중 취재기자로 입사했다. 이후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며 경영을 떠맡게 되었고, 현재 발행인이자 편집인, 대표이사로서 오늘에 이르렀다. 지역 주간 신문이 중단 없이 1500호를 이어왔다는 것은 객관적으로도 이례적인 기록이다. 인구 20만의 도농복합시가 110만의 거대 특례시로 급변하는 과정에서, 용인신문은 그 격변의 현장을 가감 없이 기록하는 공적 장치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1500호라는 기점은 자축에 머물기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진단해야 하는 시점이다. 현재 지역 언론이 마주한 미디어 생태계는 극도로 불안정하다. 인터넷 시대의 고착화 속에서 거대 포털사이트의 뉴스 독점 구조는 심화되었고, 텍스트보다 영상에 치우친 미디어 소비 경향은 심각한 이중고를 안겨주고 있다.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 속에서 지역 언론은 매 순간 도태의 위기를 겪는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신문은 활자 매체의 한계를 넘어 본격적인 유
용인신문 | 6·3 지방선거를 앞둔 용인 지역 정가 분위기가 들썩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4대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출이 겹친 대규모 선거인 만큼 지역의 향방을 가를 중차대한 변곡점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보들의 면면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여야의 엇갈린 행보와 공천 잡음 등은 유권자들에게 기대보다 깊은 우려를 안겨준 게 사실이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특징은 '기울어진 운동장'과도 비유되는 여야의 엇갈린 처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후보군이 넘쳐나며 (가)번과 (나)번 등 내부 기호 배정을 둘러싼 과다 경쟁이 벌어진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일부 선거구에서 마땅한 대항마를 찾지 못해 고심하는 인물난을 겪었다. 특히 여당 내에서는 컷오프가 되거나 치열한 경쟁 끝에 탈락한 이들의 반발과 해당 행위로 진통이 적지 않았다. 화려하게 짜인 여야 대진표 뒤편에 도사린 공천 불복과 비방전의 그림자가 자칫 이번 선거를 ‘정치 혐오의 장’으로 변질시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용인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용인시장 선거다. 현재 용인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이상일 시장의 재선 도전과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후보의 대결로 압축되며 전국적인 격전지로 부상
용인신문 | 제9대 용인특례시의회 유진선 의장이 지난 4월 15일, 마지막 임시회를 마침과 동시에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3선 의원이자 용인시의회 역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서의 임기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이다. 권력의 연장이 당연시되는 지방 정치권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퇴진을 선택한 것은 그 배경과 상관없이 지역 정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유 의장이 NGO 활동가 출신으로서 제도권에 진입해 쌓아온 ‘현장형 정치인’의 자산을 스스로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유 의장의 지난 의정 활동은 ‘최초’라는 상징성과 ‘현실’이라는 장벽 사이에서 부단한 갈등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자치 30년 역사 동안 남성 위주로 공고하게 다져진 용인시의회에서 첫 여성 수장으로서 조직을 이끄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정치력의 한계가 노출되기도 했고, 주변의 견제와 시기가 맞물리며 9대 의회에 대해 혹독한 비판이 제기된 게 사실이다. 이는 유 의장 개인이 짊어져야 했던 구조적 무게이자, 향후 역사적 평가를 통해 규명되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불출마 선언 이후 유 의장이 보여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