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동방에 정기모여 수려한 조국~ 그 중에도 산수 좋은 용인 내~고향”으로 시작되는 용인애향가를 알고, 부를 수 있는 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의 청년시절까지만 해도 관공서의 공식 행사는 물론 의기 투합한 친구들이 술자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불렀었다. 아무튼 멸오(滅烏)~구성(駒城)~거서(巨桼)~용구(龍駒)를 거쳐 조선에 이르러 오늘의 이름을 얻은 용인(龍仁)은 말 그대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고장이다. 따라서 발길 닿는 곳곳에는 아직도 그 흔적과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어찌하다 2017년 문학지를 통해 등단을 하고 그 다음 해에 출간한 시집 ‘열매’를 통해서 나는 Chapter 하나를 할애, 12편의 시를 수록하며 나만의 특별한 ‘용인애향가’를 불렀다. 우리고장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자랑거리를 끄집어내어 보았는데 아름답고 정제된 시어, 촌철살인의 표현으로 그 가사를 채우지 못한 것이 마냥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만 소개해본다. 제목 ‘김량장’의 일부이다. “눈을 감으면 보입니다./ 저기 부아산負兒山 자락과/ 석성산石城山 줄기가 만나는 메주고개 넘어 시오리길/ 논과 밭 어우러진 들판사이/ 옹기종기 다정한
바늘 이미상 내 눈 속엔 바늘이 가득 박혀 있다 온 세상을 돌다 온 바늘은 온 힘을 다해 몸 이곳저곳을 찌른다 내가 잠들면 그들도 잠자고 내가 일어나면 그들도 귀를 세우며 일어난다 바늘을 핀셋으로 뽑으면 집안이 아프다 뽑지 않아도 바깥이 아픈 건 마찬가지다 짐을 꾸려 멀리 떠나도 바늘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바늘을 지니고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나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날마다 현관 초인종을 누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보다 더 굵고 예리한 바늘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 이미상은 2007년 『불교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그녀의 작품세계는 관습적인 것으로부터의 해방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을 둣 하다. 의미에 갇혀 있던 이미지나 상상력의 활달한 전개를 위해 그녀는 고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므로 독자는 그녀의 이미지에 얹혀서 미학적 아름다움을 누리기만하면 되는 것이다. 「바늘」은 피 흐르는 그녀의 내면의 풍경이다. 바늘은 그녀의 고통스런 내면을 드러내는 은유체계로서의 객관적 상관물이다. 그녀의 눈 속에 박혀 있는 바늘은 그녀를 찌르기도 하고 타인을 찌르기도 할 것이다. 그게 바늘의 속성이다. '온 세상을 돌아 온 바늘은/ 온 힘을 다해 몸 이고저곳
[용인신문] 주식회사 다우기술(대표 김윤덕) 임직원들은 지난 17일 용인시청 드림스타트센터에서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회장 정성규)에 저소득 125가정 아동들의 온라인개학을 위한 태블릿을 전달했다. 이번 물품은 지난달 20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주민에게 위생키트를 지원할 때 개학연기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위한 지원을 논의하면서 기획됐다. 당초 4월 개학을 준비하면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비접촉 체온계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온라인개학으로 변경되면서 관련기기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아동들을 위해 태블릿지원으로 변경하게 됐다. 김윤덕 대표은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이 제대로 된 기기가 없어 온라인 수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역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지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주)다우기술은 수지구 죽전디지털밸리에 위치한 국내 대표 IT 전문기업으로 협의회와의 협력으로 지역사회 문제현안이 해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용인신문] 용인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효담채(시설장 김성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하는 코로나19 피해지원사업’을 통해 위기에 놓인 93명의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코로나19 긴급구호키트를 지원했다. 키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활동에 제약이 생겨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생필품 위주로 준비했다. 키트를 전달받은 어르신들은 “외출이 어려워 장을 보지 못하고 지냈는데 식재료 걱정을 덜었다”, “혼자 사는 노인들한테 관심을 갖고 도와주는 곳이 있어 다행이다”, “푸짐한 박스를 보고 반갑고 고마웠지만 무거운 것을 들고 전달해주는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니 미안하기도 했다” 등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성돈 시설장은 “‘긴급구호키트’를 통해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며 “사무실과 직원들은 방역에 최선을 다해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생기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효담채는 앞으로도 지역사회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인신문] 작은 정성이라도 시작이 중요... 나눔은 삶의 원동력 “기업인으로서, 활동하는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환원사업은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은 어떤 기업인이나 당연하다 여길 것입니다. 다만 선뜻 행하지 못하는 것은 후원물품이나 금액이 적어서 주저하고, 처음이라 쑥스럽고, 또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요? 하지만 작은 정성일지라도 일단 시작만 하면 후원을 실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처인구 금령로 56번길 5에 위치한 주식회사 중앙토목측량사무소 이봉림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용인시기흥노인복지관(관장 임형규)의 후원회장으로서 복지관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후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임형규 관장은 “물품이나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이 회장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수혜자들의 입장에서는 아너소사이어티(고액기부자) 그 이상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그의 마음가짐이나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 아마도 모든 기업인들의 모범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4년여 전 용인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기업을 열심히 경영하며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중요했기에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시절이었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64 “당신은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 너는 너로 살고 있니 ◎저자 : 김숨 /출판사 : 마음산책/ 정가 : 13,800원 “당신이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자명한 사실을 나는 잊고는 합니다. 나 자신 또한 우주에서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에 망각했습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말하지 못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때가 많아지면서 나의 원래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으며 사는 우리는 ‘온전한 나’보다는 ‘사회적 나’로 변해야 살아가기 편하니까. 단 한 번도 무대에서 주인공인 적 없었던 배우, 선희가 11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경희를 간호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편지 형식으로 펼쳐진다. 타인에 의해 깎여지고 혹은 나에 의해 스스로 다듬어져, 내가 사라져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너는 너로 살고 있니”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 연극 무대 위에서 발작을 일으킨 후 무명배우의 삶을 끝내고 난생 처음 가보는 도시, 경주로 내려간 선희. 얼굴도 몰랐던 한 여자를 위해 간병인으로 살게 된다. 11년째 누워만 있는 경희, 가족에게도 잊혀져 가다 못해
[용인신문]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한 시민이 폐지를 주워 모은 성금 1000만원을 용인시 처인구장애인복지관에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 12일 처인구 포곡읍의 뇌병변장애가 있는 어르신 K(77)씨가 최근 처인장애인복지관에 성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어르신이 기탁한 성금은 그동안 폐지를 주워 팔거나 장애인복지관에서 지원한 후원금 등을 틈틈이 모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한 수입과 돌봐줄 가족이 없어 생활이 굉장히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이 어르신은 당장 처분이 힘든 땅을 일부 갖고 있어 정부의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뇌병변장애 5급으로 처인장애인복지관 회원으로 등록한 이 어르신의 어려운 처지를 알고 복지관에서는 종종 밑반찬배달, 빨래서비스, 민간 후원금 등을 지원해 왔다. 어르신은 성금을 전달하며 “평소에 복지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늘 고마운 마음이 있었다”며 “이렇게 힘든 시기에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이 성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장애인들을 지원하는데 쓸 예정이다.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는
[용인신문]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부는 4차에 걸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시해 연평균 경제 성장률 9.7퍼센트를 기록했다. 경제성장을 이룩해 북한공산주의자들을 이긴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박정희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 선포, 8.3조치, 유신헌법, 노동 3권의 제약 등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생존권을 유린했다. 이러한 개발독재에 의한 산업근대화는 많은 부작용을 불러왔다. 그 부작용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환경문제였다. 이것은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삶을 영위해 왔던 사람들이 당면했던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개발독재 시대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기 시작한 생태위기는 기존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위기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위기였다. 그것은 인간 생존에 관한 위기이며, 인간 행위의 총체적인 위기였던 것이다. 용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용인’하면 떠오르는 말이 ‘난개발’이었다. 특히 수지구와 기흥구의 난개발은 전국적으로 악명을 떨쳤다. 그 악명을 떨쳐내 버리려고 용인시가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신도시급 택지개발지구가 동백지구이다. 용인시가 원대한 뜻을 품고 조성한 동백지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 바래지고 있다. 동백지구 바
새봄의 떴다방 김승희 봄이 되면 어김없이 여기저기 천막을 치고 현수막 펄럭이는 떴다방 속아도 떴다방이지만 그 때가 좋았다고 떴다방처럼 봄이 다시 온다 못 박고 천막 치느라 먼지가 풀풀 일어난다 행여 무슨 이득이 있을까 분주한 구두들이 오락가락한다 속아도 떴다방 속여도 떴다방, 꿈결만 같은 봄인걸 뭐..... 막걸리 자국 남은 구두, 제비처럼 날씬한 명품 구두도 소녀가 할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다시 소녀가 되는 마술의 왕래가 잦은 떴다방 잠시 잠깐 햇볕 한 사발, 감기약 같은 봄에 취하여 탄식이나 한숨도 슬몃 사리지는 날 먼 데서 오는 발소리 가득하고 접시에 웃음소리 저절로 부서지는 날 금세 일어섰다 금방 사라져도 떴다방은 정겹고 속아도 희망 속여도 희망 먼지 속에 풀풀 현수막이 흩날리고 꿈결처럼 사람들은 괜히 분주하고 김승희는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그림 속의 물」로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소설 겸업작가로 소설집 『산타페로 가는 사람』이 있다. 김승희 시의 기본정조는 슬픔이다. 초기시가 이데아 지향의 정조를 보였던 것에서 그녀는 현실 문제를 사려 깊은 눈빛으로 보기 시작했던 것이 슬픔의 정조다. 그 후 그녀의 시세계는 고통과 절망이라는 표현이 맞
[용인신문] 코로나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이는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 생활 제약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탄천에 봄이 찾아오면서 평일이나 특히 주말 낮에 야외 활동을 하면서 우울감을 극복해 보려는 시민들로 넘쳐난다. 몇 주 전부터 못 보던 노점이 생겼다. 어르신이 앉아서 묵묵히 채소 손질만 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탄천변 노점은 수지살이 20년 만에 처음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 펼쳐진다고 하니 각자 잘 극복하시길 기원한다.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63 인류 역사를 바꾼 운명의 순간들 광기와 우연의 역사 ◎저자 : 슈테판 츠바이크/출판사 : 휴머니스트/정가 : 13,000원 “어제는 기적으로 여겨졌던 것이 오늘은 마치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다” 긴박하고 엄청난 사건의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하고 무뎌지게 마련이다. 위대한 세계사를 결정짓는 한 순간을 멋지게 각색해낸 슈테판 츠바이크는 그 순간을 잊지 않도록 환기시켜 준다. 인류역사를 만든 중대하고 결정적이었던 사건의 어처구니없는 우연과 미친 광기의 순간들을 포착했다. 겉으로 드러난 역사,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과거의 순간을 넘어서 그 이면에 숨겨져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과 인물들의 감정을 깊이 파고 들어간다. 역사책조차 문학작품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는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 아름다운 문장과 섬세한 묘사로 역사의 순간들을 절묘하게 낚아채어 들려준다. 헨델의 메시아가 탄생하는 운명적인 순간, 무능한 부하로 인해 패배자가 된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 80세의 나이에 19세의 소녀와 결혼까지 하려했던 나이값 못하는 괴테, 스콧의 남극 정복을 향한 야심과 그로 인한 비극들, 러시아 혁명의 주역 레닌의 이야기, 악처를 피해 혼
[용인신문] 초나라 임금은 어려서 형명학을 익힌 법가 출신 소왕召王인데 법에 밝기가 가차 없었다. 누구든지 법을 어기면 무덤까지 파내서 매질을 해서라도 벌을 준다. 그런 연유로 초나라에서는 감히 누구도 법을 어기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소왕의 아들 혜공惠公과 며느리 혜미비惠美妃와 사돈댁이 집을 짓는 재료인 목재와 땅을 가지고 백성들에게 농간이 심했고, 그 이득이 상당했다. 그렇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뭔 배짱으로 토를 달랴마는 그저 속으로 분을 삼키는 게 백성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소왕의 법이 남에게는 가혹하고 철저했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와 사돈댁에 대해서는 마피아 총대로 잰 고무줄 잣대였던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법을 쥔 자들의 문제는 남에게는 가혹한데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래서 법가는 “정치를 하면 안된다.”는 범수의 말이 유효한지도 모른다. 진효공 영거량을 도와 진을 천하제국으로 이끈 위나라 출신 법가 상앙은 사지가 찢겨 죽었고 영거량의 4대손 진나라 시황제를 도와 천하통일을 일궈낸 이사는 저자거리에서 아들과 함께 허리가 잘려 죽는다. 그의 꿈은 갓 쉰나이인 오십 줄에 아들과 손자와 함께 누렁이 개 한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