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김삼주
정해진 거리는 반칙을 시도한다
밤을 먹어버린 바닷가를
응시한다
너와 만나는 길을 찾아 나섰다
바람이 물어다 주는 비린내를 삼킨다
비릿한 냄새가 내 안에 흐를 때
내가 물이 되어 너에게 간다면......
잔잔하게 접다 펴는 연습을 하던 파도
태도를 바꾼다
뒤틀린 내장을 쏟아내듯
내동댕이친다
눈물이 거품을 품고 흩어진다
너의 그 거리와 나의 거리는
바람만이 잴 수 있다
남원 출생
2004년 「문학21」 등단
시집<마당에 풀어진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