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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핵 오염수 바다로… 일본 버리고 정부 눈감고

 

[용인신문] 일본 도쿄전력이 8월 24일 오후 1시부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했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 발생 후 12년 만이다. 오염수 방류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반발이 거세다. 우리나라도 야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크지만, 정작 정부 여당은 반대세력들의 주장에 대해 ‘괴담’ 또는 ‘가짜뉴스’라고 반격하기 바쁘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의힘은 야당일 때는 현 야당 못지않게 강력하게 반대 뜻을 보였으나 집권 후 하루아침에 정반대로 선회했다.

 

급격한 한‧일 관계의 진전과 정책 변화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이해하고 싶지만, 정부가 밝힌 입장만으로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국민을 설득하기엔 오히려 역부족이다. 심지어 일본 내부에서조차 반대여론이 높은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홍보영상을 만들어 배포한 것은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직접 시료 채취’를 거부한 것 역시 정부 대응이 너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오염수에 대한 국민 불신을 없애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임에도, 시작부터 일본이 거부한다면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믿고 신뢰할 수 있단 말인가.

 

정부 입장처럼 당장 핵 오염수 방류 피해를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검증도 안 된 과학적 논리를 전제로 반대 의견을 괴담이나 가짜뉴스 선동이라고 무시해 비판한다면 더 큰 문제다. 예산 절감을 위한 일본의 방류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치자. 그런데도 시료 채취조차 거부한다는 것은 일본 스스로 불신을 자초하는 행위다. 이 정도면 “정부와 과학을 믿어 달라”는 한덕수 총리의 말도 애당초 설득력이 없는 것 아닌가.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우리 언론의 입장은 크게 두 가지다. 방류 시작 다음 날 주요 9개 신문 중 1면 제목을 보면 조선일보 “하루 460t, 일본 오염수 방류 시작”, 동아 “30년간 134만t,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작”, 중앙일보 “일본 오염수 첫 방류 한일 ‘30년 숙제’ 시작”으로 단순하다. 반면, 경향신문 “일, 오염수 ‘30년 도박’ 시작”, 한겨레 “핵 오염수 결국 바다로 쏟아냈다”, 한국일보 “오염수 ‘30년 방류’…바다에서 눈 못 뗀다” 등 보수와 진보 언론의 시각차가 커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사태를 통해 바다환경과 생존 문제를 집중 거론해야 함에도 단순 현상만을 보도하는 굴절된 스펙트럼 양상이다. 국민이 예상되는 불안감에 대해 호소하고, 미래세대까지 걱정하는 진심 어린 마음마저 정치 대립, 이념 갈등이 본질인 것처럼, 왜곡 호도하는 것이야말로 비과학적 논리다.

 

일명 콘트롤타워로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과 정부가 단 한 번이라도 일본 정부를 만류하거나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국민의 상실감이 이토록 크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