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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아홉 가지 피로를 정의하다

 

 

용인신문 | 열심히 달리고 달린다. 실적을 위해, 성공을 위해, 보장된 미래를 위해, 비교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열심과 정열이라는 신화는 건재할까? 『우리는 왜 피로한가』는 이른바 ‘K-피로’에 대한 아홉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의 오늘을 만든 것, ‘K-’로 대변되는 어떤 현상들이 현대인에게는 피로에 잠식당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역변이라는 말이 따라가기 힘들 만큼 빠르고 고도화된 사회에서 열정의 당사자는 피로에 찌들어가고 있으므로 이를 인식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된다는 것이 아홉 논자의 주장이다. 조선시대에도 현재에도 여전히 빛나는 미래를 꿈꾸는 것과 무관한 이들이 있다는 K_입시. 소비의 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덜 가지면 더 많은 의무와 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현대판 시지프스 탈출법, 나를 사랑하면 바쁨을 멈출 수 있다는 주장. 한결같이 우리의 심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떤 이야기는 바쁨 상태보다 무료함 혹은 지루함에서 변화가 시작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놀라운 처리능력을 가진 ChatGPT의 창의성이 의외로 인간의 창의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위로를 주기도 한다. 이밖에도 구조화된 폭력이나 정보가 현대인의 안전 욕망과 연결된다는 것도 보여준다.

 

피로에 대한 학술적인 저술은 이미 너무 많이 출간 되었다. 이 책은 조금 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사회비평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를 인용해 설득하기도 한다. 어떤 글은 한 편의 콩트처럼 전개된다. 사회비평이 반드시 무겁고 진지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경험해보는 도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