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침묵. 빈 공간. 머릿속에서도 끊임없는 소리가 들린다. 외부에서도, 내부에서도. 내가 편안한게 중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필요한 것은 사실 물건이 아니라 침묵일지도, 이곳에 존재하고 지금 나의 상태를 확인하기. 필요한 것을 하고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기.

용인신문 | 침묵. 빈 공간. 머릿속에서도 끊임없는 소리가 들린다. 외부에서도, 내부에서도. 내가 편안한게 중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필요한 것은 사실 물건이 아니라 침묵일지도, 이곳에 존재하고 지금 나의 상태를 확인하기. 필요한 것을 하고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기.
용인신문 | 어렸을 때 싫어하던 버섯전골을 이제는 좋아하게 되었듯, 시간이 지날 수록 새로운 자신을 발견한다. 그림 그리고 만들고 하는 것이 즐거웠었지만 요즘은 그다지 그렇지 않다. 슬럼프라기 보다는 밖으로 내보내고 싶은 이야기들이 없어서 내부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더 단순한 것을 찾고, 큰 생각이나 고민이 없다. 이 변화가 퍽 반갑다. 하고 싶은 이야기,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던 내가 밖을 향해 보여주지 않아도 평안하고 안정적인 나로 변했다. 내가 알던 친구 중 가장 외향적이었던 친구도 요새 나랑 비슷하다고 한다. 왜 이렇게 바뀌었지하고 질문하는 게 아니라 바뀌어 가는 모습이 반갑다며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볼 수 있어 기쁘다.
용인신문 |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올해 92세, 작년부터 계속 몸이 안좋아지셨으니 일년 반정도 아프다 가셨다. 후다닥 들어왔지만 먼 곳에 있었던 탓에 입관 후에나 도착했다. 그래서 그런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다시 뵐 수 없는건 슬프지만 여러 기억들로 내 안에 남아계시고, 배움을 주셨기 때문에 괜찮다. 할아버지보다는 혼자 남게 된 할머니가 걱정된다. 매일을 같이 보내던 배우자가 없어졌을때 얼마나 허전할까. 호주에서 친구들과 꼭붙어 두달 살다왔더니 나도 혼자 지내는게 어색하다. 밥을 같이 챙겨먹고, 농담하고, 각자의 일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생명은 모두 죽음을 향해 간다. 이왕이면 그 전까지 하루하루 웃을거리를 찾아 소소하게 지내고 싶다.
용인신문 | 호주는 참 묘한 곳이다. 깊은 역사적 상처와 모순이 공존하는 땅. 겉으로 보면 호주인은 그저 맥주와 농담을 즐기는 사람들 같지만, 사실 그 속엔 복잡한 고민이 있다. 오래전부터 이 땅에 흐르던 원주민의 이야기와 이주민으로서 겪는 단절감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한다. 땅에서 이어진 문화가 지워진 나라. 수천 년 이어진 원주민 문화가 지워진 자리에는 일종의 문화적 침묵이 남았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정체성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호주인 친구는 다르게 이야기 했다. “호주인은 마치 깨끗하게 비어 있는 그릇과 같아. 뭐든 담을 수 있기에, 세상의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여 우리만의 것으로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어” 그래서 그런가, 여행했던 다른 나라들보다 내 자신으로 있기가 편안하다. 문화의 용광로, 퓨전의 나라.
용인신문 | 나는 계속 무언가를 바라고, 바란 것이 이뤄진 공간에서 다른 아쉬운 점을 찾아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서핑을 하고 싶었고, 다른 걱정 안하고 그림을 맘껏 그리고 싶었고, 맛있는 밥을 먹고 싶거나, 친구가 사귀고 싶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바랐던 그것을 다음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때는 이 장소에 없는 것을 그리워하거나 바라는 것을 반복해 왔다. 그래서 편안하게 순간을 즐기기보다 찾아 헤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을 찾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으면서 계속 움직이는. 엉덩이를 가만히 두지 못하고 들썩들썩했구나. 일 년간의 여행을 되돌아보며 생각했다. 앞으로는 다음을 생각하지 말고 현재 더 집중해야지. 걱정하지 않는 법, 가장 필요한 것이 정확한 타이밍에 내게 온다는 것을 경험했으니 여기 없는 것을 아쉬워하지 말고, 내 주변을 잘 가꿔야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 이후로는 물이 흐르듯, 매일이 즐겁고 편안하다.
용인신문 | 어제는 전원이 꺼지듯 잠들었다. 피곤했나보다. 느리게 아침을 시작한다. 요새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해가 뜰 때 일어나서 집중해서 일하고, 잠시 쉬고, 점심을 만들어 먹고, 잠시 힐링한 후 다시 일하러. 하루하루 알이 꽉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잠시 의식하지 못하면 쉽게 지칠 수 있으니 꼭 걷거나 충전하는 시간을 보내서 내 에너지를 잘 돌봐야한다. 해 뜰 때 일어나는 거 정말 좋다. 자연이 깨어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흐름에 올라타기 쉽다. 새가 지저귀며 깨어나는 소리 후 살짝 조용해진다. 그러면 나도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