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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화壓花ㅣ류미월

압화壓花

                  류미월

 

사선으로 내리꽂히는 햇살은 슬프도록

눈부셔라

 

끝났나 싶으면

다시 시작되는 미로

 

모퉁이에선 시궁창 냄새가 나고

우당탕 가파른 절벽에서 무작정 뛰어내리는

폭포수처럼

기우뚱 닳은 구두를 꺾어 신고

여기까지 왔네

여기 섰네

 

암몬조개처럼 무겁게 닫힌 입

막다른 코너에 쏠리듯

여기 섰네

 

 

약력

 

2008년 <창작수필> 등단 2014년 <월간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운영위원. 농촌여성신문 객원기자. 용인문인협회 수필분과장

시집 『나무와 사람 』, 산문집 『달빛, 소리를 훔치다』.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