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응급의료센터 ‘응급실’마저 폐쇄
퇴직한 임직원 ‘임금체불’ 소송 술렁
병원장 ‘공격적’ 경영 무리수 지적도
용인신문 | 전공의 파업 장기화 여파로 전국 대형병원 운영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용인시 처인구 지역 내 대형병원 중 하나인 명주병원이 경영 악화에 따른 매각 및 부도설이 나와 지역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지역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후 1년여 만에 응급실을 폐쇄해, 부도설이 사실화 될 경우 처인구 지역 의료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응급실 폐쇄 이유가 정부와 의료계 간 ‘의대증원 분쟁’이 아닌 임금체불 등 경영 악화 때문으로, 퇴직한 임직원들이 병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돼 지역사회 내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더욱이 이 병원의 임금체불과 과도한 토지매입 등 내부 경영 문제가 의료인력 전용 사이트에 꾸준히 올라오면서 이 같은 소문은 더욱 확산 되는 모양새다.
시와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명주병원은 지난 2022년 6월, 10개 진료센터와 22개 진료과를 갖추고 229병상 규모로 개원했다.
용인시 내 종합병원 최초로 관상동맥 혈관조영술, 경피적혈관성형술 등을 시행 가능한 병원을 표방하면서 문을 열었지만 개원 2년 만에 폐업 위기에 봉착했다는 전언이다.
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명주병원은 당초 600여 명의 의료진으로 개원했다.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의사와 간호사 수는 240여 명 수준이다.
현재 정형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의료진이 있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상태로 사실상 수술은 중단된 상태다. 병상 규모는 229병상이지만 외래 진료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게 전부다.
또 지난해 7월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승격된 응급실은 지난 8월부터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 의사 53명 →10명 … 병원 기능 ‘불가’
의료계에 따르면 임금 체불 등으로 퇴사한 명주병원 임직원들은 최근 신명주 병원장을 상대로 특정경제범죄 등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임금 체불을 이유로 노동청에도 제소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명주병원 내 임금체불 등 경영 악화 논란은 지난해 말 의료인력 전용 사이트 ‘너스케입’에 관련 내용이 게재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해당 사이트에는 의료진 급여가 밀리는 상황에도 경영진 급여는 정상 지급했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임금 체불 외에 의약품 등 기자재 비용 및 세금 체납도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명주병원은 이달 현재까지 지방세 16억 원을 체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 공백 이유가 경영 악화인 탓에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응급실 중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의료진 파견 및 인건비 지원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명주병원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명주병원은 (전공의) 비수련병원으로, 최근의 응급의료 상황과는 무관하게 병원 내부 사정으로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영악화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종합병원 기능을 상실했다는 부분이다. 당초 의사 53명을 포함해 600여 명 규모던 병원 의료인력은 현재 의사 10명을 포함해 240여 명만 남아있다.
진료과목도 정형외과 등 3개 과에 불과한데다, 입원환자 수도 30여 명 밖에 없는 상태라는 전언이다.
△ 경영악화, 무리한 외연확장 '원인'
의료계에 따르면 명주병원의 경영 악화는 동백세브란스병원 등 인근에 대형 대학병원이 위치한 '입지 환경'보다는 내부적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병원 경영진의 무리한 외연 확장 등이 원인이라는 것.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명주병원 측은 처인구청 인근에 토지를 매입, 요양병원 등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개원 초기부터 의료진 영입을 위해 ‘고임금’을 유지해 온 만큼, 무리한 영업마인드가 경영악화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 원장은 최근 사재 등을 처분해서라도 병원을 정상화 시킨다는 계획을 직원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명주병원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