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사람
장진수
노래자랑에 참가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을 불렀어요.
비에 젖은 무대엔 경사로가 없었죠.
무릎으로 경사로를 만들었더니
바지가 다 젖었어요.
관객들이 박수로 격려해 주었어요.
나는 행복해지려 열창했어요.
젖은 청바지는 빨아서 말렸지만
젖은 무릎은 생채기로 남았어요.
장진수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가온누리평생학교' 학습자
뇌병변, 지적장애
나는 행복한 사람
장진수
노래자랑에 참가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을 불렀어요.
비에 젖은 무대엔 경사로가 없었죠.
무릎으로 경사로를 만들었더니
바지가 다 젖었어요.
관객들이 박수로 격려해 주었어요.
나는 행복해지려 열창했어요.
젖은 청바지는 빨아서 말렸지만
젖은 무릎은 생채기로 남았어요.
장진수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가온누리평생학교' 학습자
뇌병변, 지적장애
가을 사진관 류미월 대청호수 포토존에 애완견이 앉아있다 만추에 취한 꼬리 계절을 쓸어 넘길 때 숨죽인 길섶의 나무도 놀빛으로 흔들리네 다음을 예비하는 자연 속의 사진관 푸른 물빛 프레임엔 바람 한장 걸려 있고 가을은 셔터 소리로 제 몸을 익히고 있네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문학석사) 2008년 《창작수필》 등단, 2014년 《월간문학》 등단,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 모상철시조문학상 수상, 시집 『나무와 사람』, 산문집 『달빛, 소리를 훔치다』, 전자시집 『하루하루 각설탕』, 아르코 창작기금 발표지원 선정, 용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시 이건행 먼 친척뻘 되는 아저씨가 묻는다. 네가 시 쓴다고 들었는디 시가 뭣이여? 딱히 한마디로 답하기 어려워 고민의 흔적 같은 것이라고 하자 아저씨는 신난 듯 말한다. 그럼 나도 시인이네. 날마다 머리가 깨지도록 아프니께.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땜시. 고민을 됫박 정도가 아니라 가마니째 하지. 아버지 산소 들렀다가 아저씨에게 시인을 돌려주고 대신 쌀 한 가마니 얻어왔다. 찰진 고민들로 빼곡한.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전 경제일간지 기자 (사건·미술·증권 담당) 현 일간지 ‘이건행 칼럼’ 연재 작가 현 인문학 책 비평가 1997년: 장편소설 『세상 끝에 선 여자』 (임권택 감독 영화 '창'의 원작) 2015년: 시 「상대원 연가」 발표 (동명 뮤지컬 모티브) 2021년: 시집 『호박잎쌈』 (디지북스 공모 선정 e-Book), 인문학 소개서 『인문독서 가이드북』(편저)
러시안룻렛 조희 식탁에 둘러앉은 다섯 사람 북극에선 빙하가 녹아내리고 터키는 땅이 갈라지고 일본 해변은 쓰나미가 휩쓸고 가고 하와이에는 허리케인이 몰아치고 한반도는 극한 호우에 잠기고 모두 치명적인 순서 약력: 2022년 『내일을여는작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2024년 아르코 문학창작산실 지원금을 수혜했다.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괘종시계 이병진 어디에 눌러있어도 배꼽 맞추고 살 운명이다 팍팍한 삶일지언정 부부의 연緣으로 묶여 지내다 보면 같은 곳을 바라보고 걸어가는 방향도 같은가 보다 종종걸음치는 살뜰함이 있고 천천히 따라가는 배려가 있다 어둠 속에서도 묵묵히 길을 가고 말없이 따르고 술 취한 다음 날도 어김없이 제 할 일을 한다 촌각을 다투는 치열한 북새판에 시침과 분침이 엇길로 가지 않는 것은 작은 걸음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초침 앞에서 떳떳하고 싶은 까닭이다 또각또각 시간의 동맥을 따라 걷다가 지칠 무렵 때맞춰 가슴을 뛰게 하는 종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약력: 2022년「월간문학」신인작품상으로 등단 시집 「나는 폭이 없는 길을 간다」(2023), 「애매와 모호」(2026) 제22회 모던포엠 작품상(2026), 용인문화재단 예술지원창작지원 선정(2026)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모던포엠작가회 회원, 시야 동인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는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 <푸르른 날> 전문, - 『생활문화』 1946 . 2 약력: 미당 서정주(1915~2000)는 1936년 시 「벽」으로 등단해 『화사집』, 『귀촉도』, 『신라초』 등을 남긴 한국 현대 시인이다. 동국대학교 교수와 한국문인협회장을 지냈으며, 전통적 정서와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