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사람
장진수
노래자랑에 참가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을 불렀어요.
비에 젖은 무대엔 경사로가 없었죠.
무릎으로 경사로를 만들었더니
바지가 다 젖었어요.
관객들이 박수로 격려해 주었어요.
나는 행복해지려 열창했어요.
젖은 청바지는 빨아서 말렸지만
젖은 무릎은 생채기로 남았어요.
장진수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가온누리평생학교' 학습자
뇌병변, 지적장애
나는 행복한 사람
장진수
노래자랑에 참가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을 불렀어요.
비에 젖은 무대엔 경사로가 없었죠.
무릎으로 경사로를 만들었더니
바지가 다 젖었어요.
관객들이 박수로 격려해 주었어요.
나는 행복해지려 열창했어요.
젖은 청바지는 빨아서 말렸지만
젖은 무릎은 생채기로 남았어요.
장진수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가온누리평생학교' 학습자
뇌병변, 지적장애
나무를 심으며 문숙 사랑이란 나를 너만큼 파내는 일 그 자리에 너를 꾹 눌러 심는 일 2000년《자유문학》으로 등단. 시집 『단추』,『기울어짐에 대하여』,『불이론』. 2022년 제23회 현대불교문학상 수상.
처방전 조정권 뭉게구름 90일분 시냇물 소리 90일분 불암산 바위 쳐다보기 90일분 빈껍데기 달 90일분 귀하의 삶은 의료 혜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고(故) 조정권1949~2017) 시인의 유고 신작 시집 『삶이라는 책』 중에서
봄이 싫다 윤도경 나는 봄이 싫다 너무너무 싫다 춘곤증이 와서 싫다 일찍 일어나야해서 싫다 방학이 끝나서 싫다 더워져서 싫다 나는 봄이 싫다 너무너무 싫다 약력: 중앙기독초등학교 6학년 윤도경
하루 김택희 늦은 커피 한 잔에 깊은 밤도 환하다 먼저 잠든 어깨에 꽃무늬 이불 당겨 주니 모퉁이 꽃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약력: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2009년 <유심>으로 등단. 시집 <바람의 눈썹>이 있다.
배심원에게 ―엠마 골드만 강민숙 시인 오늘 내가 법 앞에 선 것은 오늘의 법이 아니라 내일의 법 앞에 선 것이니 내일의 법으로 심판해 주시오 배심원 여러분 우리는 많은 사고의 틀을 깨 왔습니다 옛날 우리 싸움은 창은 활로 활은 대포로, 대포는 다시 미사일로 옷을 바꿔 입으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니 나를 불안의 눈빛으로만 보지 마십시오 배심원 여러분 지금처럼 나라가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짓밟는다면 노동자들은 땅굴 파는 두더지가 되란 말입니까 이제 정부도 생각을 뒤집어 노동자와 여성을 인권의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더 이상 노동자는 자본가의 먹잇감이 아니며 여성은 자궁 열어 놓고 아이를 펑펑 찍는 공장이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의 틀을 바꾸려고 거리로 나와 외치는데 왜 우리에게 돌팔매를 던지는 겁니까 법이, 법이 아닌 이 시대에. ※ Emma Goldman(1869~1940), 아나키스트 정치 활동가이자 작가.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