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자 물이 끓은 밤에
박인선
오늘도 떠나렵니다
보따리 둘러메고
당신 향해 가렵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길을
터덜터덜 걸어가렵니다
다시 못 온다 해도
기쁘게 걸어가렵니다
어둠 속에서 섧게 운다 해도
꼭 가야만 합니다
떠나는 이 길이
험한 고난의 길이요
수천 번의 심장소리가
서릿발처럼 내리친다 해도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친
명치끝을 파고드는 사모곡처럼
숨소리 내어 흔들리고
내 속에선 그리움이 됩니다
기도소리가 됩니다
박인선
사단법인 반딧불이 대표
용인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