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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한택식물원은 ‘생명문화유산’이다.

-봄꽃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생명자원의 보고이자 동양 최대의 식물원으로 자리매김한 (재)한택식물원이 용인시와 함께 봄꽃 축제를 개최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꽃과 예술이 어우러진 생태와 문화의 도시 용인”이란 주제로 4월13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용인지역 150여 화훼농가가 함께 한다. 순수한 용인의 자원을 이용한 첫 번째 대규모 행사이기에 그 의미와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생명자원의 보고인 한택식물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택식물원은 더 이상 용인만의 자랑거리가 아니다. 이젠 대한민국, 아니 세계의 생명문화유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택식물원은 지난 30년간 이 땅의 자생식물 보호와 연구에 피땀을 쏟아온 개인 이택주 원장의 노고가 만든 걸작이다. 만약 이 원장이 없었다면 지금쯤 대한민국의 자존심도 여지없이 무너졌을 것이다. 이미 세계 선진국들은 100년, 200년 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식물원을 만들어 육성해왔다. 그럼에도 UN가입국 중 식물원이 없었던 나라는 오직 우리나라 뿐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일제 식민지 시대와 6·25전쟁, 그리고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가장 먼저 환경이 파괴되기 시작했다. 이때 토종 동식물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기 시작했으니 산업화 이후 동식물의 멸종위기는 모든 국가들의 공통과제였으리라.

그 결과, 브라질 리우환경협약에서는 국제규약인 사이티스(CITES) 조약이 체결됐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멸종 위기에 있는 야생동식물의 국제교역에 관한 협약’이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생태환경이 얼마나 위기에 처해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택주 원장은 본지 자매지인 과의 인터뷰에서 “1979년부터 자생식물 채집을 위해 본격적으로 전국 팔도강산을 누볐다”면서 “유감스럽게 외국 식물은 돈 주면 다 살 수 있는데 우리나라 것은 돈 주고도 못 구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종자를 따다가 파종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야생화를 재배한’ 최초의 사람이 된 셈이다. 그가 인터뷰를 통해 밝힌 아주 중요한 바람은 재정의 안정이란다. 재정이 안정돼야 자신의 사후에라도 한택식물원이 영원히 존속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가슴아픈 이야기다.

2003년도에 식물원을 일반에 공식 개장한 후 입장료 수입이 생겼지만, 여름과 겨울철이 비수기라 어렵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2000년도에 이미 한택식물원을 재단법인으로 만들었다. 한택식물원을 이 땅의 생명문화유산으로 남기기 위한 바람 때문이다. 자신의 피와 땀으로 적신 식물원을 국가와 국민에게 내놓은 것이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이 한택식물원을 다녀갔다고 한다. 늦게나마 정부와 지자체가 관심을 갖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렇지만 이번 봄꽃 축제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용인의 대표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 지자체나 시민 모두가 한택식물원과 봄꽃 축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