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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움직여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일이 멎어버리는 순간 그것이 곧 몸의 타락임을 여자는 그때 알았다. 몸의 타락은 마음의 타락으로 이어진다” (p144)
장편 ‘나는 춤이다’(실천문학사)에는 시대를 앞서간 무용가 최승희(1911∼1969)의 굴곡진 삶이 담겼다.
오래 전부터 최승희에게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집필 의뢰를 받고 나서 3년전 본격적으로 최승희를 다룬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했다. 소설에 매달린 것은 시나리오를 마무리한 지난해 초부터다.
그동안 시집과 산문집을 통해 특유의 유려한 필력을 보여준 작가는 온몸으로 춤을 살았던 최승희의 삶을 시적이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냈고 무용가의 감정을 마치 시를 써내려가 듯 짚어냈다.
특히 단선적인 서술을 버리고, 과감하고 입체적인 시점과 구성으로 최승희라는 인물을 묘사, 해방 이후 북조선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는 최승희의 모습으로부터 1인칭과 3인칭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녀의 주변 인물들을 효과적인 지점에 배치하여 시대적ㆍ인간적인 모순까지 담아냈다.
최승희는 1937년 미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순회공연을 비롯해 1942년 16일간 24회의 독무공연을 펼친바 있으며 1947년 월북해 1951년 중국 공연예술대 무용과 교수, 1957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냈다. 우리나라 근대 무용계를 주름잡은 최승희의 시댁이 원삼면 문촌리며 그의 남편 안막은 유명한 안무가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