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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보다는 가족이 어울리는 아파트

탐방/ 중앙동 주공2단지(입주자대표 류경석)
여행, 공연관람도 함께하는 삶 공동체로

   
 
“우리 아파트는 참 사랑이 많은 동네에요. 주민화합도 좋고 이웃보다는 가족이라는 말이 더 어울려요”

지난 3일 처인구 중앙동의 주공2단지 아파트 노인정에서 만난 이연자 노인정 총무는 아파트 자랑을 해달라고 하자 가족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다.

옆자리에서 소주를 들이키시던 한 어르신은 “얼마 전까지 주공에서 살다가 바로 옆에 신축한 아파트로 이사를 갔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그리워 주공2단지 아파트로 놀러온다”며 아파트 자랑을 거들었다.

이날 노인정에는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이 다음 날 아파트 주민들이 함께 다녀올 여행준비에 한창이었다. 준비도 겸하고 아파트어르신들을 위해 고기도 삶고 음식도 준비하며 마치 잔칫집 같은 분위기였다.

바로 앞집 이웃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각박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주공2단지는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시골 동네에 온 듯 한 느낌을 준다. 그만큼 주민들 간의 화합이 좋다.

6개동에 495세대가 살고 있는 주공2단지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2년 전 아파트 옆에 새로운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공사소음이나 조망권에 대한 주민피해가 있었다. 그 후로 전 용인시연극협회장이었던 류경석 입주자대표를 비롯해 지도력 있는 새대표들과 주민들이 하나 되어 뭉치면서 주민들간의 단합심이 좋아졌다.

류경석 입주자대표는 “동대표에 부녀회에 노인정까지 투명한 운영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주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주민들끼리 서로 위하는 마음이 많아 단합이 잘 된다”고 말했다.

주공2단지는 지난 4일 주민 90여명이 함께 경상북도 영주시로 여행을 다녀왔다. 당일치기의 짧은 여행이지만 부석사도 들리고 선비촌도 둘러보고 주민간의 화합을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서다.

지난 추석연휴 마지막 날에는 주민 300여명이 모인가운데 신춘향전 공연도 관람했다. 큰 규모의 공연은 아니지만 함께 공연도 보고 웃고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주민들 간 회의도 타 아파트와는 다른 점이 있다. 부녀회와 노인정, 입주자대표회의 등 서로 따로 회의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년에 개관한 마을 도서관에서 아파트관련 단체들이 모두 모여 정기적으로 회의를 가진다.

아파트에서 활동하는 모든 단체가 한 번에 회의를 하기 때문에 주민들 간, 단체들 간 있을 수 있는 조그만 마찰도 없다. 주민들 모두 이웃이라기 보다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류 회장은 “아파트가 밀집한 수지구나 대규모 단지가 들어온 기흥처럼 아파트 문화가 발전하지 못한 처인구에서 새로운 아파트 공동체로서의 모범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주민화합을 위한 동기들을 부여해 정말로 살기 좋은 아파트, 살고 싶은 아파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