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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공포의 경제위기’ 해법은?

미국 역사에서 1920년대는 유례없는 호황기였다. 경기호조에 힘입어 사람들은 증권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차입 투기까지 만연하던 시절이다. 그런데 대공황(Great Depression)의 도화선이 된 1929년 10월 24일(일명 ‘검은 목요일’), 다우존스지수는 뚜렷한 이유 없이 매물이 쏟아지면서 3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다음 주인 10월 29일(‘검은 화요일’)에는 무려 1640만주가 매도 됐다. 지수는 230선까지 급락했다. 그 이후 1930년대 초 짧은 반등이 끝나자 증시는 본격적으로 붕괴됐다. 1932년 7월 8일 다우존스지수는 사상 최저치인 41.22를 기록하기에 이른다.

당시 미국에서는 대공황 발생 1년 만에 은행 744개가 파산했고, 10년간 9000여개로 늘었다. 소비가 급감하고 기업들이 잇달아 문을 닫았다. 미국 대공황 쓰나미는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로 이어졌다. 그런데 끝없이 추락하던 미국 경제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사람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1933년 취임한 루스벨트는 케인즈의 경제이론에 입각해 시장에서 정부 기능 강화정책을 폈다. 은행과 투신 업무를 분리하고 증권거래법 제정과 증권거래위원회 설립을 통해 불건전 거래를 적극 차단했다. 이때 나온 정책이 바로 ‘뉴딜’정책이다.

재기 가능한 은행에는 긴급 자금을 제공하고 정부의 통화규제력을 강화하는 등 농산물 가격 안정에도 적극 나섰다. 또 기업 간의 과도한 경쟁 억제로 기업 이윤을 보장했고, 최저 임금제를 도입했다. 테네시 강 유역 개발사업을 통해서는 지역개발과 전력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과 전 세계가 대공황 늪을 빠져 나오기까지는 10년 이상 걸렸다. 미국 경제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부터 살아나기 시작했고, 다우존스지수는 1954년이 돼서야 1929년 당시의 수준을 회복할 수 있었다.

2008년 10월 24일 한국.
“공포의 하루였습니다. 코스피지수 1000선이 끝내 붕괴되고 원· 엔 환율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패닉 상태에 빠져버린 한국 경제뉴스 는 전쟁 보도보다 더 긴박하고 살 떨리는 느낌이다. 심리적 지지선인 코스피 지수 1000선과 코스닥 지수 300선이 모두 무너졌고, 주가가 10% 넘게 폭락해 하루 동안 61조원이 사라졌다. 주가 폭락 속에 환율도 급등했다. 원 달러 환율은 1424원으로 올라 10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불황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글로벌 경제의 먹구름이 유독 한반도만 뒤덮는 느낌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대공황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경제 수장들은 위기대처는커녕 계속 엇박자 정책만 쏟아냈다. 9월 금융위기설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미국이나 글로벌 경제 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라도 루스벨트처럼 나서야 한다. 국민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데도 현 정부의 경제 수장들이 내놓은 엇박자 정책만 두둔하다가는 정말 공황의 수렁 속에 빠져버릴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를 주장해 당선 됐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경제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긴급히 국가 인프라를 총 동원해서 경제위기탈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사상 최악의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중 하나는 정파를 초월한 인적쇄신 단행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사태 역시 인재(人災)론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