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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신종 플루 대책 시급하다②

1900대초에는 전 세계적으로 독감이 대유행 했다. 전염병과 역병 연구자들은 1918년 가을부터 1919년까지 독감 사망자가 무려 2000만 명에서 1억 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전쟁이란 죄악을 저지른 인류는 결국 인플루엔자(돌림고뿔)라는 대재앙을 맞이했고, 급기야 식민지 조선까지 덮쳤다.

일본은 2100만 명이 감염되어 26만 명이 사망했고, 조선은 740만 명이 감염되어 14만 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인구 비율로 본다면 주거환경을 비롯해 위생과 영양상태가 열악했던 조선이 더 많은 사망자를 낳았다.

흑사병은 대륙과 세기를 뛰어넘어 창궐했었고, 독감 변종 바이러스는 현대 과학문명의 이기를 심판이라도 하듯 현재 진행형이다. 일명 ‘돌림고뿔’이란 감기는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인류는 또 다시 ‘신종인플루엔자’ 위기를 맞았다. 과거의 독감 기록들에 비하면 최근 ‘신종 플루’ 발생자와 사망자수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낮은 수치다. 그리고 발병원인도 몰랐던 과거와는 달리 예방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어 있는 만큼, 보건당국의 관리대처 능력이 관건일수도 있다.
지난 2005년 9월말, WTO는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인 전염병이 될 수도 있음을 우려한바 있다. 1억5000만 명이 사망할 수도 있고, 총 8000억 달러(100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염병의 대유행을 역사의 수레바퀴처럼 인식, 오래전부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해왔던 것이다.

그로부터 불과 4년 후인 2009년, 신종 플루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자 정부와 언론은 공공연히 대유행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것은 감사원이 이미 2년 전에 백신 확보를 요구한바 있었지만 보건당국의 무사안일로 이번 사태가 초래됐다는 것이다.

바꿔 말해 미숙한 정부와 광기어린 언론이 빚어낸 합작품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의 눈초리다. 앞서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인파가 수십 수백만 명을 넘었을 때도 신종 플루는 예견되어 있었다. 어쨌거나 가장 확실한 예방백신조차 확보하지 못한 정부가 뒤늦게 군중 집회나 각종 공연 등을 전격 취소하기 시작했다.

비단 우왕좌왕하는 것은 정부만이 아니라 지자체가 더 심해 보인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초보적인 예방론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으니 말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대재앙의 확실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며 정부와 언론이 너무 과열된 분위기 조장에 앞장 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몇 년 전 조류독감 유행 때에도 일부 학자들은 “미국에서 해마다 독감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만 약 2만 명이며, 이 수치는 에이즈(AIDS)로 죽는 사람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조류독감의 공포를 지나친 과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끊임없는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에 전염병의 확산과 치사율이 높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았었다. 이러니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이 기우인지, 현실인지를 판단하긴 아직도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옛날 독감이든 신종 플루든 현대사회의 교통상황을 고려하면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기회에 신종 플루 백신 확보나 신약 개발, 또는 새로운 질병에 대비한 건강의료 정책을 다시 한 번 철저히 점검, 대비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