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에
용인팔경의 하나인 선유대에서 하루를 즐기기에는 너무 짧다. 그래서 오봉산과 순교자기념관(기독교100주년 기념관)을 경유해 선유대로 향하는 코스를 선유대 너울길이라 정했다. 오봉산 코스는 급경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명당을 찾아 대통령이 됐다는 일화가 있는 명당을 구경하고 묘지에서 보는 절경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체력이나 시간을 필요로 하는 분들은 순교자기념관으로 해서 총신대로 향하는 것이 좋다.
걸어가는 산 너울길
추계2리 입구에서 순교자기념관으로 가려면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서 일본식 집 앞에 작은 연못인 영화지를 지나면 전에 99칸 집인 송병준 별저가 현대식 리조트 건물로 변해 있다. 옛 모습은 없지만 주위의 나무나 분위기는 고풍스럽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울창한 나무아래 건물 맨 뒷쪽으로 벧엘교회 앞이 너울길 들머리다.
원래 송병준 별저는 일진회 본거지로 많은 일화를 남긴 곳이다. 해방이 되면서 일제 때 김두환과의 관계로 유명했던 하야시가 원래 한국(선우영빈)사람이었는데 일본사람으로 알려 졌고 선우씨는 해방 후 부산에서 갑부가 되었고 사후에 부인이 이곳을 매입했다가 하야시의 젊은 시절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이북의 한우리 교회 재단에 기증했다. 재단에서 순교자기념관을 짓고 교회에서 운영한다. 기독교 순교 100주년 기념관을 순교자기념관으로 바뀌었다.
벧엘교회 앞 계단으로 오르면 벽돌집 기도처를 지나 추계리 별장촌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나무를 베어 동쪽이 잘 보인다. 오봉산 등산의 최고 난코스는 코가 다을 만큼 경사가 심하다. 300~400m 뿐이 안 되는 코스지만 줄을 잡고 올라서면 9부 능선에 계밀양(추계)에서 올라오는 길옆으로 묘지가 있다. 아래 위로 50여m를 두고 두기의 묘지는 전 전두환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영부인 조부모의 묘지라 화제가 됐던 묘지다. 이곳에서 용구리 고개를 보면 양지와 평창리를 폭 안고 있어 마음이 편해서인지 명당 같은 느낌이 든다. 원래 용구리 고개에서 보면 오봉산 봉우리가 큰 것 3개 작은 봉이 6개가 있어 삼정승 육판서를 거느린 좋은 땅이라 대통령을 낳았다는 화재가 됐던 묘지다.
묘지에서 조금 오르면 밋밋한 봉우리에 삼각점이 있는 곳이 오봉산 정상이다. 양지 사람들은 이 산을 금박산이라 부른다. 식금리 아래 흑연 광산이 있어 까마귀 오를 써서 오봉산이라 부르지만 실제 지도상에 금박산은 오봉산 북쪽에 군부대가 있는 산이 금박산이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봉우리가 있지만 별로 가볼만한 가치가 없어 서쪽 능선으로 이동한다. 산을 내려서면서 갈림길이다. 오른쪽 능선으로 오르면 군부대 철조망이 있어 출입 할 수 없는 산이 금박산이다.
산마루에서 내려서면서 급경사로 이어진다. 밧줄이 매어 있는 경사길은 황토길이다. 왼쪽 안부로 오르는 계단길이 보인다. 순교자기념관에서 계단을 만들어 30분 순환 코스를 만들어서 쉽게 기념관으로 내려 갈 수 있다. 기념관 건물은 대한민국 건축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구조가 독특하여 전시품을 보기 편하게 설계된 기념관이다. 기념관 앞 큰 길은 영화지로 이어지는 길로 옆 계곡이 맑고 깨끗하여 여름철엔 물가 쉼터로 이용하는 곳이다.
다시 고개로 올라서 서쪽 언덕으로 오른다. 나무판을 얹어 놓은 특이한 계단으로 오르는 기분이 좋다. 이어지는 계단길로 능선으로 매봉재 길이다. 중간에 순교자기념관으로 돌아내려가는 순환 코스를 벗어나면 능선길은 급경사길이다.
매봉재는 평지 같은 곳에서 갈림길이 있다. 철탑 뒤로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가 총신대학 뒷산정상이다.
능선고개로 올라서면 갈림길이다. 넓어 보이는 안부길에서 서쪽으로 계속 진행하면 양지CC 동쪽 봉우리로 해서 양지CC입구 도로로 연결된다.
왼쪽 밧줄이 걸려있는 총신대 길로 접어든다. 내려서는 길은 매우 좋다. 능선에서 쓰러진 간이화장실 옆 왼쪽으로 총신대 뒷길이 있다. 계속 능선으로 내려서면 철탑 아래 간이화장실 3개 있는 곳에서 왼쪽길이 총신대길이다.
직진은 하산이 어려운 코스로 임도로 내려설 수 있지만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곳에서는 길을 잘 선택해야 한다. 계곡으로 내려서면 군데군데 설교대가 있는 곳을 지나 총신대 뒷 임도에 도착한다. 임도는 너무 길어 앞에 지름길로 들어선다. 총신대 학생들이 설교를 연습하고 내려서는 지름길이다. 이어 내려 선 곳이 총신대 뒤편이다.
잘 조성 된 총신대를 질러 정문에서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면 양지에서 제일리로 이어지는 도로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따라 500m쯤에 제일초등학교와 선유대로 이어진다.
신선이 노는 곳 선유대(仙遊臺)
연못 쪽으로 새겨진 글씨는 음각으로 글씨가 뚜렷해 읽을 수 있다
이준, 김병일, 심원장, 강진원, 이조경, 구윤서, 이조훈, 유영근, 유만주, 이근학, 임형준, 임완준 12명의 이름이 3명씩 씌어 있고 제공회첩시주 정사년 3월 유장근 그리고 그 옆엔 작은 글씨로 이섭 근성이라고 맺는다.
모두 한자로 쓰여 있고 한마디로 풍류를 곁들여 어울리는 제공회 회원 이름인 듯 보이고 회장이 유장근 인듯 싶다.
전 문화원장 이셨던 고 박용익 선생님께서 80~90년 전쯤 양지에서 벼슬을 하고 풍류를 아시던 분들로 참판 참의도 하신 분도 있다고 하셨다. 바위 동쪽에는 가인암(可人岩)이란 글씨와 확실치 않은 문자와 이름들이 있다. 정자 바로 밑 그러니까 바위 꼭대기엔 선유대가 한문으로 쓰여 있다.
선유대는 옛 어른들의 삶이 배어 있는 몇 안 되는 정자로 충효의 고장 용인에서 한번쯤찾아가 웃어른들의 생활을 느껴보는 역사의 체험장이다.
선유대는 도시를 떠나 운치 있고 고풍을 느끼게 하는 역사에 접근이다. 우리 한번 신선이 되어 보자.
총신대학교
총신대학교는 성경적 세계관을 기초로 세워진 기독교 지도자 교육기관이다. 대한의 교육이념과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의 개혁주의 교리에 따라 학문연구와 영성 및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곳이다. 국가와 교회에 기여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이곳 양지캠퍼스는 대학원이다.
<글 사진: 이제학 이메일ljh3351159@hanmail.net> (다음 블로그- 용인의 산수이야기)
너울길 길 안내
추계2리 입구-별저(현대식건물)-오봉산-안부-순교자기념관-안부-총신대-선유대
추계2리 입구-별저(현대식건물)-순교자기념관-안부-총신대-선유대
찾아가는 길-돌아오는 길
용인-이천 버스 3번 추계2리(순교자기념관)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