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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튀기고, 정성으로 볶고, 밑반찬 봉사 달인들

모현의 좋은사람들



   
▲ 김태영 회장

봉사하는 날이 기다려져

“작은 시작이었습니다. 아직 용인에 ‘봉사’라는 말이 어색할 때부터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점차 뜻을 같이하는 봉사자가 늘었고 어느덧 지난 1999년 ‘모현의 좋은사람들’이란 명칭을 갖게 됐습니다.

회원 의무인 월회비로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직접 구입, 항상 모이는 장소로 향합니다. 정성을 담아 만든 밑반찬은 지역 80여 가정과 시설에 전달됩니다.”

   

두 명이 시작한 ‘모현의 좋은사람들’(회장 김태영) 회원은 어느새 60여명이 됐다. 이들은 회비로 식재료를 구입하면 아예 앞마당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자기 집을 모임에 희사한 원년 멤버 이내옥 회원의 가정으로 모인다. 음식을 조리하고 바리바리 나눈다.

   
김태영 회장은 “자발적인 모임이라 회원 간 만남은 언제나 즐겁고 새롭다”며 “하지만 집까지 희사한 이내옥 회원에게는 미안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처음엔 필요에 따라 모였지만 규모가 커지다 보니 짝수 달 둘째 금요일을 정기모임의 날로 정했다. 계절별로 꼭 섭취해야 할 식재료로 3가지 음식을 조리하고 떡은 필수다.

   
시각장애인 17가정이 모여 사는 소망의집, 지금은 이사했지만 16명 장애아가 지내던 천사의집, 3개 지역아동센터를 비롯해 소외이웃 80여 가정까지, 모현면 곳곳에서 모인 회원들은 우리 동네 수혜 이웃을 챙겨 반찬을 손수 나른다. 반찬 전달과 함께 청소, 빨래, 집안 정리 등 눈에 띄는 대로 손이 간다. 이사한 천사의집에서는 아직도 안부전화가 온다.

활달한 봉사도우미로 통하는 김 회장은 “회비 2만원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행복”이라며 “자발적 봉사는 자부심과 즐거움이 함께 한다”고 말했다.

매년 포은문화재는 이들에게 다른 즐거움을 준다. 이날 운영한 식당 이익금은 수혜가정을 초청, 매년 음악회 경비로 쓴다. 음악회를 열 때마다 재능기부에 나서는 돌체색소폰 동아리도 고마운 이웃이다.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한 이들은 장애시설 인보마을에 매월 수치료를 보조하며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하는 반딧불이문화학교 체육대회나 예술제를 돕고 예닮마을의 체육대회와 김장도 돕는다. 외국어대학교 생협과 자매결연을 맺고 연탄이며 쌀도 배달한다.

김 대표는 “나이가 많았던 한 회원이 ‘이런 아름다운 봉사에 회비로라도 함께하고 싶다’고 동참했다”며 “음식 만드는 모습도 꼭 한번 보고 싶다던 할머니를 모시자 온 얼굴에 번진 행복한 미소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그 딸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즐거운 봉사’를 강조하며 봉사하는 날을 수혜자들이 기다리는 만큼 봉사자들도 기다린다는 회원들의 이구동성은 그만큼 ‘모현의 좋은사람들’이 순수한 봉사를 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