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에 대한 불신의 꼬리표를 떼어버리자
용인경량전철 개통은 용인시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사건 중 하나다. 94만 용인시민 모두가 축하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기자 역시 시민의 한사람으로 축하하는 바이다.
물론 개통과 동시에 운행 적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지만, 이미 주사위가 던져졌으니 활성화 방안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경전철을 보면서 느낀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는 역시 굴러간다는 생각이다. 용인시는 분당선 연장선인 지하철을 빼면 사실상 두 번째 기차인 셈이다. 물론 과거에는 화석을 태워 시커먼 연기를 뿜으며 달렸던 협괴열차에 불과했지만, 이젠 운전사 없이 혼자 돌아다니는 최첨단 경량전철이 도입된 것이다.
잠시 과거로 되돌아가보면 수여선이 사라진지 벌써 40여년. 수여선은 일제 강점기에 이 땅의 수탈을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 일제는 여주와 이천 등지에서 수탈한 쌀과 석탄을 수여선 열차를 통해 수원까지 가져갔다. 그리고 다시 수인선을 이용해 인천으로 옮겼고, 인천항에서는 선박으로 일본 본토까지 가져갔다.
1930년에 개통해서 1973년까지 운행됐던 수여선. 일제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음에도 해방이후엔 지역민들의 삶의 애환과 희망을 동시에 실어 나른 대중교통수단이 됐다. 60대 전후의 세대들이 수여선에 대해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노선폐지이후에 나타난 아쉬움과 근시안적 정책에 대한 비판이 현대화된 무인 경량전철이 도입됐다. 물론 지금까지의 추진 과정을 되돌아보자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외국계 회사의 컨소시엄과 협상을 하면서 지자체의 능력이 역부족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일단 개통은 했다. 당초의 수요 예측과는 상당한 차이가 나면서 여러 가지 난제가 떠올랐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등에서 졸속 개통과 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비판의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용인경전철은 첫 단추부터 운영비용이 공론화되면서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초점이 맞춰져왔다.
바꿔 말해 대중교통을 지자체 수익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당초 처음부터 손익계산을 따졌다면 경전철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용인시는 도농복합시로 시골마을의 골목길까지 마을버스가 다 다닌다. 마을버스가 수익만 봤다면 운행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자가 뻔한데도 불구하고, 시 차원에서 왜 공영버스 운행을 지원하는지 답은 자명한 것이다.
지난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적자액을 합치면 무려 5000억 원이라고 한다. 서울시가 적자액을 부담하고 있는 이유는 대중교통도 삶의 복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수익까지 남는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대중교통을 일종의 복지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적자운영을 극적으로 혐오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제 주사위가 던져졌다. 그동안 용인경전철에 따라붙던 각종 불신의 꼬리표는 이제 과감하게 잘라버리자. 시민들도 더 이상 불만을 터뜨리지 말고, 어떻게 하면 경전철을 정상운영해서 용인의 명품으로 만들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 보자. 무엇보다 긍정적인 사고로의 변화가 시급할 때다. 희망이란 꽃은 절대 부정 속에서는 피어나지 않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