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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 칼럼-중풍 전조증을 알면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이성진 의학전문기자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모습은 대기업 회장이 어떤 이유로 인해 화를 벌컥 내다 뒷목을 부여잡고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가는 모습이다. 다음 장면은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휠체어에 몸을 싣고 등장하게 된다.

돌연히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인사불성이 된 후 반신불수, 입과 혀가 돌아가는 구안와사 혹은 졸도 없이도 편마비, 안면마비가 오는 것을 동양의학에서는 모두 중풍이라고 부른다.

예로부터 중풍은 중년, 노년층에서 다발하여 중년이후 극히 주의해야 할 질병으로 분류되었는데, 이유는 치료가 어렵고 심하면 대소변이 어렵고 거동이 더욱 불편하며 정신이 어둡게 되어 오래되면 곧잘 치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풍이라는 글자는 가운데 중자에 바람풍자가 결합되어 있다. 바람의 가운데란 뜻인가? 여기서 가운데 중자는 명중, 적중의 의미가 있는 맞을 중자로 해석해야 된다. 그래서 바람을 맞았다, 바람에 적중 당했다란 뜻이 된다. 중풍이란 외부, 내부의 풍사가 장부, 경락에 적중하여서 인체의 음양이 실조되고 기혈을 역란시켜서 오는 질병인 것이다.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듯 하지만 우주의 모든 만사가 그렇듯이 중풍 역시도 하루 아침에 발생하지 않는다. 항상 모든 일에는 징조가 보이듯이 중풍 역시 그렇다. 풍이 오기 3~4년 전부터 어떤 조짐들이 보이는데 이를 한방에선 중풍 전조증이라 말한다. 이때 세심한 주의를 갖고 몸 상태를 잘 파악하여 적절한 치료를 겸하면 중풍도 예방이 가능해진다.

동의보감에서는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 갑자기 둘째손가락에 마비가 오고 감각이 둔해지거나 장시간 움직임이 여의치 않게 되면 3년 안에 반드시 중풍이 일어날 징조라 하였다. 또한 엄지가 마비가 되거나 손과 발의 힘이 빠지거나 근육이 약간 당기는 듯한 감이 일어나는 것도 중풍 전조증의 하나가 된다.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모습을 그려보면 건강검진상 몸에 아무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설거지를 하다 갑자기 손에 힘이 빠져 컵을 떨어뜨린다거나 식사 중 젓가락을 놓친다거나 걷다가 한쪽 다리에 힘이 풀려서 풀썩 주저앉게 되는 게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때 나이가 40대 이상이라면 이런 사소하고 미미한 증상을 가볍게 놓칠게 아니라 병원에서 보다 정밀한 검사와 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때로는 가래가 들끓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말이 어눌해지고,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횡설수설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 이러한 풍기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동의보감에선 재빨리 유풍탕과 천마환을 복용하여 중풍을 미연에 방지하라 하였는데, 이 두 약을 병들기 전에 치료하는 성약이라 불렀다.

성스럽다는 표현은 동양에서는 감히 쓰기 어려워하는 단어임을 감안한다면 중풍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짐작케 한다.

성인은 병이 없을 때에도 미래의 질환을 알고 미리 치료를 한다 하였다. 징조라는 것은 눈에 확연히 드러나는 게 아니다. 사소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깨어있는 사람만이 다가올 큰 화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중풍의 주된 원인은 몸에 습이 쌓이는 것인데, 이 습이 쌓여서 담이 생기고 담이 오래되면 열이 되며 열이 나면 풍이 오게 된다.

그럼 습은 어떨 때 크게 발생할까? 그것은 바로 음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기름지고 달고 농후한 음식들이 대체적으로 습을 낳게 하는 게 피자나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 육식이 대표적이다. 또한 팔다리가 놀게 되어도 습이 생기는데 즉 운동부족이다.

음식조절과 꾸준한 운동만이 근본적인 중풍 예방의 정도이며 혹여 이미 중풍 전조증이 보인다면 더욱더 노력을 하면서 중풍 예방약을 복용하며 예방치료를 서둘러 받아야만 큰 화를 면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병이 없을 때도 다가온 질환을 예방하는 성인의 지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