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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용인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은?


용인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은?

예로부터 공동체 사회의 커뮤니티 공간인 광장으로, 혹은 생필품을 물물교환하거나 사고파는 경제구역으로 자리매김한 곳이 시장(市場)이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수백 년 전통의 시장들이 아예 사라지거나 대폭 축소되는 등의 위기를 맞고 있다. 시장이란 말조차 자연스럽게 재래시장이나 전통시장, 혹은 민속시장 등으로 자연스럽게 바뀌면서 떠밀려나는 분위기다

놀라운 것은 오프 공간보다 사이버 공간에서 더 많은 상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과 국가 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전자 상거래로, 사실상 소비문화의 혁명이 일어난 셈이다. 이러니 재래시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이후 급격한 도시개발과 아파트 주거문화로 변모, 모든 유통구조까지 획기적인 변화를 거듭해왔다.

대기업들은 대형마켓과 소규모 편의점까지 손을 대면서 골목상권을 장악해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기업들의 횡포를 수수방관, 뒤늦게 재래시장 활성화 운운하는 것은 병 주고 약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재래시장 상인들이 10여 년 전부터 용인중앙시장 활성화를 위해 많이 노력해왔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여기에 국가와 지자체까지 합세해 상인들의 재교육과 시장 구조변경, 주차장 확보, 다양한 이벤트와 축제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전통시장 현대화 작업에 적잖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다른 나라의 재래시장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 역시 우리나라와 똑 같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공통된 숙제는 재래시장들이 대형 유통점 위협에 맞서 재래시장만의 특성을 찾아서 살려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렇지 못하면 반드시 도태되고 만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용인재래시장 상인들은 중앙시장 고객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공용주차장(구 용인경찰서 부지)매각에 결사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의 고객을 더 유치하기 위한 상인들의 입장도 십분 이해할 수 있지만, 여러 정황을 따져볼 때 반대만이 근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용인중앙시장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특수한 재래시장이다. 수 백 년 전통의 오일장이야말로 잘만 활용하면 모두에게 상생의 열쇠가 될 수도 있는 문화콘텐츠다. 이미 대형 마켓에 손님들을 수없이 빼앗겼음에도 오일장이라는 큰 중력에 이끌려 오랫동안 시장이 형성되고, 노점상과도 상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울러 재래시장을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건물들이 대부분 너무 오래되고 낡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리모델링 인테리어를 통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상가들은 괜찮지만, 대체적으로 뭔가 산만하고 올드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상인들은 대부분 세입자이고, 건물주는 외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이것이 중앙시장의 진짜 쇠락 이유가 아닐는지…….

분명한 것은 어느 재래시장이든 특성화에 실패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국가나 자자체가 대형 마켓들에 맞불을 놓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지 않은 한 재래시장의 회생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래시장을 현대화된 시설로 바꾸고 시스템을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경제논리에 역행하는 것이니 이 또한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시장 전문가가 말한 것처럼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주민과의 연계, 즉 지역사회발전에 공헌해야 한다”면서 “대형 유통점의 맹점을 찾아내 재래시장만이 가능한 적극적이고, 자주적인 마케팅 노력을 해야만 한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