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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인공호흡 함부로 하지마세요. 가슴압박으로 충분해요


(용인신문) “심장정지를 목격했다면 가슴만 압박해도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자신없다면 인공호흡을 하면 안된다. 기도 유지가 안 된 상태에서 인공호흡을 하면 공기가 위장으로 들어가고, 이어서 위장의 음식물이 폐로 흘러가 더 위험해질 수 있다.”

분당소방서 서현 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는 김동필(37. 남) 소방장은 8번의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은 베테랑 구급대원이다. 하트세이버는 심장정지 환자에 대한 적절한 구급활동으로 생명을 구한 구급대원과 일반시민에게 주는 인증서다. 8번의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았다는 건 8명의 심장정지 환자를 살렸다는 의미다.

심장정지 환자의 응급처치법에 대해 김 소방장은 “능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인공호흡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최근 지침도 일반인의 경우 인공호흡은 하지 않고 가슴압박만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가슴압박은 연습하지 않아도 119 상담요원이 전화상으로 지도하면 누구나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방장은 또 “구급대원의 평균 도착시간이 10분정도인데 사실 늦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구급대가 오기 전에 시민들이 심폐소생술을 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면서 “환자의 의식이 없고 호흡이 힘들어 보이면 바로 119에 신고하고 상황실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13년차 경력의 김동필 소방장은 7,300여 명이 근무하는 경기도내 소방대원 가운데 가장 많은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은 대원이다. 김 소방장을 비롯해 경기도에서 8번의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은 소방대원은 4명이다. 2013년, 마라톤 도중 쓰러진 60대 남성을 구하면서 첫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은 후 4년 동안 8번의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았다.

김 소방장은 “하트세이버 인증은 심장정지 환자가 병원 도착 전까지 회복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사실 상당히 받기 어렵다.”면서 “예전에는 구급차 한 대에 2명 정도만 구조를 나갔는데 지난해부터는 심장정지환자의 경우 구급차와 함께 최소 4명 이상의 대원이 현장에서 적극 대응하고 있어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김 소방장은 올해만 2번의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았다.

분당소방서는 올해 3월부터 의사의 의료지도아래 현장에서 응급상황처치를 하는 스마트의료지도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현장 도착 후 당직 의사와 영상통화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응급약물을 사용하면서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졌다. 김 소방장은 올해 6월 실내 자전거를 타다 쓰러진 남자 환자를 구조해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았는데 당시에도 스마트의료지도 사업이 큰 도움이 됐다. 분당소방서는 지난해 5명 이었던 심장정지 생존자가 올해 2분기 만에 12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응급구조 비법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매뉴얼대로 한다”라는 원칙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김 소방장은 “비법은 아니고 출동시간 동안 신고자에게 환자상태를 충분히 물어보고 대비를 한 상태에서 현장에 들어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소방장은 “환자를 구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4분인데 신호위반을 하면서까지 출동해도 평균 10분이다. 아직도 길을 비켜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구급차에 대한 양보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