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용인시는 도시변화 속도만 본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빨리 급성장한 도시 중 하나다. 도시 형성 과정은 부침도 많았지만, 아직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사상 초유로 난개발 도시라는 불명예까지 얻은 어정쩡한 도농복합시. 불과 20~30년 사이에 원주민 비율이 10%대로 떨어졌으니 상대적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급격한 도시변화를 온전하게 지켜본 시민들은 차라리 유구무언이다. 정부의 주택 정책에 따른 도시개발과 부동산 투기 심리를 온몸으로 겪었기 때문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상대적 박탈감 또한 적지 않았으리라. 도시 공동체가 아파트 블록화 내지, 주택단지화 되면서 사실상 신공동체에 대한 희망이 없어졌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부분의 용인 사람들은 주택 때문에 외지에서 이사를 왔다. 아파트 유목민들은 일자리와 잠자리를 오가며 도시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래서 온전한 지방자치를 논하긴 사실상 쉽지 않은 전형적인 베드타운이다. 그러니 용인시에 대한 애정의 척도가 될 수 있는 시민의식이나 정주의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신유목민들은 부동산, 학군, 직장 등에 따라 이사를 다닌다. 신도시 지역이 빨리 안정화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도 용인시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과거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용인에는 현재 세계적인 삼성전자 반도체가 있고,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들어올 계획이다. 그만큼 세계도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치단체 행정력이 도시품격을 높여줘야 한다. 용인시는 난개발과의 지루한 싸움 결과, 주거, 교통, 안전, 환경 등 도시건설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대신 인문· 사회분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얼마 전 용인시가 3급 부이사관급 2명을 포함한 서기관(4급) 8명, 사무관(5급) 13명 등의 승진자를 포함해 116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한다. 시 측은 연공서열보다 능력 우선의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지방공무원 임명과 보직 특성상 얼굴만 바뀌었을 뿐, 시정운영에 무슨 큰 변화가 있겠냐는 우려다. 그만큼 자치단체장과 고위 공직자들의 책임이 크다 하겠다. 이번 인사는 다른 인사 때와는 달리 이번 3~5급 승진자 대부분이 용인시의 과도기적 발전 과정에 참여했던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공직생활 초반부터 온몸을 바쳐왔던 젊은 층이라는 점 또한 기대를 모은다. 그래서 축하 말 대신, 21세기 글로벌 도농복합행정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