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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경전철, 시의원들이 다시 주목하라.

 

[용인신문] 용인시가 8000억 원 대의 배상금을 물어준 용인경전철. 전국에서도 이 사건을 모르는 이 거의 없을 것이다. 시 입장에서는 사상 초유의 사건임과 동시에 가장 비싼 지방자치 수업료를 냈던 소송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용인시민 전체가 재정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을 감내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비싼 수업료를 낸 만큼 그 효과를 누리고 있느냐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어졌던 사건은 단체장이 바뀌는 순간, 잊혀진다. 용인경전철은 이미 정상화되어 운영 중인데 왜 뒤늦게 자주 거론되는지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용인경전철이야말로 용인지방자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자, 상징물이다. 1990년대 초 용인시가 개발 교두보에 막 오르기 시작할 무렵, 우리나라는 지방분권 시대에 돌입했다. 1995년 4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른 후 자치단체장이 민선으로 선출되면서 비로소 온전한 지방자치가 시작됐다. 그때부터 용인시도 택지개발 붐의 중심에서 급성장했다.

 

그런데 심각한 후유증으로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이 교통 동맥경화 현상이었다. 그래서 민선1기 단체장이 기획한 야심작 중 하나가 전국 최초의 민자유치 경전철 사업이었다. 당시만 해도 처인구에서 기흥구나 수지구로 가려면 42번 국도 하나밖에 없었다. 지금이야 광역버스와 경전철 등 거미줄식 도로‧교통망이 있어 걱정이 없다. 하지만 그땐 모든 정치인들이 출마 때마다 공약 1순위로 교통문제 해결을 꼽았을 만큼 교통지옥을 방불케 했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의 일이다.

 

처인구민들에게 용인경전철은 꿈의 전철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꿈의 경전철이 아닌 듯 싶다. 이젠 어느 정도 교통망 구실을 하기 시작했지만, 경전철 때문에 지하철(전철)이 안들어 온다거나 비싸다는 등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건설과정에서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지역특성상 경전철 수혜를 못 보는 수지구나 기흥구민들 입장에서는 용인경전철이 못마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처인구민들에게는 경전철이야말로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지상으로 다니는 경전철이야말로 지하철에 비해 쾌적하다. 지금은 접근성이 떨어져도 다양한 연장노선이 생길 경우 확실한 시민의 발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경전철을 자주 논하는 이유는 학습효과, 즉 비싼 수업료를 낸 만큼 열심해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30여 명에 이르는 용인시의회 의원들이 앞장서서 지난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숙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1조원 대의 손실을 가져온 경전철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더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한다면 진정한 지방자치 박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전철과 관련, 선배 의원들과 공직자들의 발걸음과 그림자를 돌아보는 것 자체가 성공과 실패의 지방자치 행정학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될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