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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인구는 변화와 수용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홍순석(강남대 명예교수)

 

[용인신문] ‘무상(無常)’이란 말이 있다. ‘인생무상’이란 말이 더욱 익숙한데, 사람이 살면서 항상 같지 않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최근 처인구의 변화에서 ‘무상’을 절감한다. 10년 전에 수지구, 기흥구의 도시화를 목격하며 이젠 ‘용인’은 처인구에 국한될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하였다.

 

용인은 조선 초기에는 용구현과 처인현의 합체요, 일제 강점기에는 용인군과 양지군을 합친 지역이다. 지금의 용인시내 권역은 지역의 정통성을 말살하려는 식민지 정책에서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역참과 주막이 도로에 있었을 뿐인 곳에 백년도 안 되는 기간의 변화를 수용하면서는 인구 100만 도시의 중심 시가지로 형성되어 있다. 한 때 원삼면 두창리에는 초등학교 분교가 있었는데, 현재 국내 최대의 산업단지로 조성되고 있다. 요즈음 모현읍과 포곡읍에서는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변했다.”는 말을 실감한다. 길조차 없었던 곳에 고가도로가 교차해서 설치되고 있다. 산속 깊숙이 전원주택이 밀집해 있고, 집단주택이 건설되고 있다. 옛날엔 나루터가 있었고, 숲이 무성했다는 고림리 지역엔 1만 세대의 아파트가 조성되고 있다. 이젠 처인구에서도 ‘용인’은 볼 수 없겠구나 싶다.

토박이를 자처하며 ‘용인학’을 연구하고 ,후학을 이끌고 있는 내게 자주 물어오는 질문이 있다. 바로 ‘용인의 정체성’이다. 송파 · 하남 · 광주 세 지역의 접합점에 조성된 위례신도시, 평택 · 오산 · 화성의 접합점에 조성된 동탄신도시 지역에서 정체성을 운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수지구 · 기흥구 · 처인구 모두 용인 역사를 공유하는 곳이다. 각각의 역사를 지닌 신도시에서처럼 새로운 정체성을 탐지하려는 것과 같을 수 없다. 어쩌면 공유된 역사가 있기에 정체성을 말하기 쉽다. 반면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데 저해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10년 전엔 수지구 · 기흥구의 도시화를 보면서 용인의 정체성 운운하더니, 이제는 처인구의 도시화를 보면서 똑같은 고민에 빠져든다. 두 지역의 변화에 인근 지역까지도 변화를 두렵게 하고 있다. 처인구 지역민들은 처인구의 미래전략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외지인들의 주된 관심 지역이 처인구이다. 처인구청의 공간 협소와 불편을 문제 삼아 이전을 촉구하는가 하면, 공용터미널의 신개축을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되었다. 정치적인 공약으로 제기된 사안인지라 오히려 난제가 되었다. 어찌 되었건, 처인구의 변화되는 모습은 모두의 지혜를 요구한다. 지역의 정통성을 지키는데 고집하면 미래 발전의 저해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용인은 지정학적으로 동서로 양분될 수밖에 없었다. 산맥의 형성이 그렇고, 하천의 흐름이 그러하다. 따라서 기질이 다르고, 생각이 달라 다소 구분되는 삶을 살아왔다. 이야기인 즉, 처인구는 용인시가 아닌 처인구 고유의 정체성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변화의 수용도 용인시 전체가 아닌 처인구 나름의 범주에서 설계하자는 것이다. 공용터미널이 현재의 위치이건, 종합운동장이건 간에 용인 서부지역민이 이용할 개연성은 적다. 종합운동장의 활용도 마찬가지이다. 수지문화복지타운을 이용하는 처인구 주민이 거의 없듯이, 처인문화복지타운은 처인구 주민만의 것이 될 수밖에 없다. 하나인 용인시를 동서 양분하자는 것이 아니라, 화이부동(和而不同), 즉 화합하나 같지 아니함을 추구하는 조화(調和)를 이루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용인시의 영원한 과제가 동서 지역 간의 차이이다. 인위적으로 합치려는 생각이 아닌 상생과 화합, 그리고 조화를 이루는 설계가 절대적이다.

 

처인구의 변화에서 무상을 느끼며 아쉬워할 것만은 아니다. 무상 때문에 변화가 있고,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기대한다. 여러 변화 과정에서도 최대한으로 처인구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처인성 대몽항쟁에서 공로자는 처인부곡민이었고, 그들의 대동단결, 구국애민 정신은 항일의병과 독립운동의 기치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각하기 위해, ‘처인구’라는 명칭을 제정하였다. 공용버스터미널도 좋고, 복지타운도 필요하다. 처인구에 ‘처인정신’을 기리며 계승할 공간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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