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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ㅣ아담 자가예프스키/최성은 이지원 옮김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아담 자가예프스키/최성은 이지원 옮김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위안이 있다, 타인의

음악에서만, 타인의 시에서만.

타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

고독이 아편처럼 달콤하다 해도,

타인은 지옥이 아니다,

꿈으로 깨끗이 씻긴 아침

그들의 이마를 바라보면,

나는 왜 어떤 단어를 쓸지 고민하는 것일까,

너라고 할지, 그라고 할지,

모든 그는 어떤 너의 백신자일 뿐인데, 그러나 그대신

서늘한 대화가 충실히 기다리고 있는 건

타인의 시에서뿐이다.

 

아담 자가예프스키는 1945년 6월 21일, 폴란드의 리비우, 지금의 우크라이나 영토가 된 르부프에서 태어났다. 2차 대전 이후 르부프가 소비에트로 넘어가자 자가예프스키 가족도 새로이 폴란드 영토가 된 실롱스크 자방의 탄광도시인 글리브채에 정착해서 살았다. 그가 영원한 정신적 이방인으로 살게 된 것은 이러한 유년의 기억 때문이다. 그는 자기 자신까지도 타인의 의식 속에 넣고 시를 썼다.

그는 억압 받는 자의 고독에 깊이 천착 한다. “나는 시가 내 국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감정, 의견, 기쁨, 슬픔으로부터 커가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은 그의 이와 같은 시정신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그 자신의 감정은 언제나 억압 받는 자의 정서여서 스스로를 위안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위안이 있다,’고 노래하는 것이다. 타인의 음악에서만, 타인의 시에서만 구원이 있다고 노래하는 것이다. 그 자신은 지옥이지만 타인은 지옥이 아니다. 시인이 시 쓰기에서 ‘너’라고 할지 ‘그’라고 할지를 고민하지만 모든 그와 너는 배신자일 뿐인데 고민은 헛된 것은 아닐까? ‘서늘한 대화가 충실히 기다리고 있는 건/타인의 시에서뿐이다.’라고 자신을 구원한다. '문학의 숲' 간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