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황혜경
나는 볼 수 없는 것
당신은 보고 있을 거예요
그쪽에서 꽃이 피고 있다고 하셨죠
못 본 꽃을
본
당신이 보여주세요
모르는 암흑이라서
당신 손을 잡아요 당신을 통해서
끝이라 쓰고 꽃이라 읽을 수 있어요
꽃이라 해도 끝이라 했던 내게
당신이 말을 할 차례니까요
당신이 본 것을 보여주세요
황혜경은 2010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모호한 가방」 외 4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See」는 내가 본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당신에게, 당신이 본 것을 보여 달라는 요구 혹은 욕망이 드러난 시편이다. 지금은 알 수 없는 암흑이라서 당신 손을 잡아야 하고 당신을 통헤서 꽃을 읽을 수 있지만 꽃은 꽃이 아니고 끝이다. 꽃이라 해도 끝이라는 내게 당신이 말을 할 차례니 당신이 본 것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사물의 존재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라고 읽힌다. 문학과지성사 간 『겨를의 미들』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