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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선출직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용인신문] 최근 정치권에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논란은 국민의 힘 이준석 당대표의 공약에서 촉발됐다. 자격시험은 그동안 공천제에 무임승차한 함량 미달 정치인들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구체적인 자격시험 방법론이 제시되지는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세대교체 바람처럼 선출직 공직자들도 변해야 한다는 것.

 

이 대표는 SNS를 통해 “정당 기능 중에서 공직 후보자 추천이 가장 중요하고도 어렵다. 그래서 완벽한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은 사실상의 상시 공천심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단순 자격시험 이상으로 정당의 인재영입 구조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인물 검증 방법론으로 토론배틀을 거론했고, 당 대변인부터 토론배틀로 선발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아직까지 뚜렷한 방법론이 제시되진 못했지만 그동안 보수정당 수뇌부가 보여왔던 행태와는 분명 파격적인지라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현재 이 대표가 거론한 대상은 기초단체로 국한한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선출직 공직자다.

 

온전한 지방자치제 부활은 1995년 4대 지방동시선거로 시작됐다. 이중 기초의회는 1991년 출범했고, 출범 당시엔 사실상 공천제가 없었다. 하지만 여야는 정당 표시만 하지 못했을 뿐 내천(?)이라는 편법을 썼다. 결국 이후 4대 지방선거 실시로 광역‧기초단체장을 비롯한 시‧도의원까지 정당공천제라는 한묶음의 패키지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시도의원들의 유급화와 함께 중앙정치판에서 벌어지는 패거리 정치를 답습하기 시작, 몇 명 되지도 않는 기초의회조차 당대표를 뽑고 있으니 생활 정치의 최일선이 중앙정치 축소판으로 변질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선출직 공직자들의 자질론이다. 일반 행정 9급 공무원도 엄격한 시험을 통해 공직사회에 입문한다. 그럼에도 수년이 지나야 공직사회에 온전히 적응하게 된다. 그런데 각기 다른 사회 분야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지방의회로 모이다보니 의원들의 역량도 천차말별이다. 결국 일정 정도 지방자치 경영을 위한 자격을 갖춰져야 한다는 게 이번 논란의 핵심인 셈이다. 

 

오랫동안 지방자치 현장을 취재하면서 느낀 문제점은 자격 미달의 선출직 공직자들을 배출하는 정당공천제에 있다. 물론 더 근본적인 문제는 미성숙한 지방자치제를 그대로 방치하는 정치권이다. 이제 기초의회의 경우 30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아직도 자격 논란이 계속된다는 것은 전문인력 선출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반증이다. 아무쪼록, 이번 자격시험 논란이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