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소비자 물가가 3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하고, 올해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의 물가가 5%이상 치솟는 등 서민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7대 주요식품 가격에 대한 집중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도 소주와 맥주 등 주류업계는 요금 인상을 강행해 소비자 오름세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했다.
이는 특정 기간을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한 누계비 기준으로 본 것이다. 누계비 기준 올해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물가 상승률은 6월까지 5% 이상을 유지하다가 7∼9월 4.9%로 내려왔으나 지난달에 다시 올랐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8%로, 지난 8월(3.4%)부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동시에 상승폭을 키우며 4%에 근접했다.
원유와 국제 곡물가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4.9%)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외식(4.8%) 물가 역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처럼 서민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전담 담당자까지 지정하며 라면과 빵, 우유, 과자, 커피, 설탕, 아이스크림 등 7대 주요 식품을 대상으로 집중관리에 돌입했다. 물가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먹거리 물가 고공 행진은 원유와 곡물을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가공식품 물가가 오른 영향이다. 최근에는 이상기온까지 겹치면서 과일·채소류 가격도 오름세다.
실제 10월 현재 생강의 경우 작년 같은 시기보다 97.0% 급등했고, 당근(33.8%) 양파(21.5%) 같은 채소류와 드레싱(29.5%), 잼(23.9%), 치즈(23.1%)를 비롯한 가공식품도 20% 넘게 올랐다.
음식서비스 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들어 10월까지 음식서비스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6.4% 올랐다. 서민들이 자주 찾는 음식인 피자(11.5%), 햄버거(9.6%), 김밥(8.9%), 라면(8.6%)이 많이 올랐다.
먹거리 물가 리스크가 커지자 농식품부는 지난 5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7개 주요 품목의 담당자를 지정하고 물가를 전담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의 지난 달 소비자 물가동향을 보면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 대비 15.2% 뛰었고, 우유는 14.3% 급등했다. 빵은 5.5% 올랐고 과자·빙과류·당류는 10.6%, 커피·차·코코아는 9.9%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TF에 인력을 늘리고,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농식품부에서 가공식품 물가는 푸드테크정책과에서 사무관 한 명이 담당해 왔다.
△ 소주‧맥주 등 주류가격 일제히 인상
한편, 정부의 물가 안정정책과 달리 국내 주류 업계가 일제히 가격을 인상, 연말 소비자물가 안정에 또 비상이 걸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부터 참이슬, 테라 등 하이트진로의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는 6.95% 인상했고,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했다. 오비맥주도 지난달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주류 업계 측은 소주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 넘게 올랐고, 병 가격이 20%대로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