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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헌서재]존재에 대해 거듭 생각하다

 

 

[용인신문] 아버지 올라이는 아들이 무사히 태어나길 소망했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빌어 요하네스라는 이름도 준비했다. 산고를 겪는 아내에게 달리 건넬 말도 없었고 태어난 아기에 안도하는 엄마는 “응”, “그래” 정도의 말을 할 뿐이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요하네스는 생각한다. 그러나 물건들은 지금까지 해온 일들로 인해 무겁고, 동시에 가볍다” 생각 외 달리 할 일도 없었다.

 

태어난 아들 요하네스는 나이 들어 자식을 낳았고 이제 노년을 맞는다. 여느 때처럼 일어났는데 그날은 이상하다. 이발을 해주던 페테르도 신실했던 구두장이 야코프도 유명을 달리했다. 그래도 여전한 매일을 살던 요하네스. 하지만 그날따라 다른 날과 다르다. 요하네스는 다른 날과 유난히 다른 날 생각을 멈추지 않고 계속 했다. 친구들도, 아내 에르나도.

 

소설에서 생각은 반복된다. 올라이의 지금에 대해서, 요하네스의 지금에 대해서, 그리고 페테르와 요하네스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추억에 대해서. 요하네스의 막내 싱네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친다. 이제 영혼으로 밝혀진 요하네스와 페테르 역시 자신들이 향하는 곳에 대해 깊이깊이 또 생각한다. 이처럼 반복되는 상념들의 열거가 이 소설의 중심축이다.

 

바람처럼 정보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기에 욘 포세의 작품은 묻고 또 묻는다. 어떤 것에 대해서, 어떤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관계에 대해서, 일에 대해서. 요즘처럼 빠르게 정보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시대에, 사물이 등장했다 사라지는 시기에,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 시기에 『아침 그리고 저녁』은 역행자의 모습으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