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살아간다는 것은, 화해 없는 영원한 싸움을 치르는 것이다. 싸움을 걸고 있는 모든 적의 얼굴은 비가시적이다.”(2권, 165쪽)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가 시작되었다. 말이 전력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듯 『추사』라는 소설 속 김정희도 나아가는 삶 속에 있다. 추사 김정희는 조선시대 금석학(金石學)의 대가이면서 서예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소설 『추사』는 김정희의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을 조망하며 평생 그가 추구했던 사유들을 엿볼 수 있다.
이야기는 추사의 말년에 초의 스님의 부탁을 받은 현판 글씨에 관한 고민으로 시작된다. 추사는 마음먹은 대로 글씨가 나오지 않자 고민에 빠진다. 다른 한편으로 추사는 생을 돌아보며 그가 사랑했던 가족, 그가 만났던 여러 스승, 그리고 그가 대적해야 했던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각각의 만남 속에는 사랑이 있었고, 진취적인 비판의식이 깃들어 있었고, 올곧음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고독하고 고독한 시간이 있었다.
이승에서 마지막 글씨가 될지도 모르는 현판 글씨 ‘판전(板殿)’을 쉽게 써내지 못하는 추사 김정희. 하늘과 땅이 점지한 서예가의 성심이 깃든 그 글은 장경각을 지키기 위해 “하늘로 하여금 보호하게 하고 땅으로 하여금 떠받치고 옹위하게 하는 주술”을 갖고 있어야 했다. 과연 글자는 완성될 것인가.
새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조선 후기의 난국을 헤쳐가려 했던 여러 인물의 기개를 배울 수 있는 독서가 되길 기대한다. 특히 당파와 종교를 뛰어넘어 협력의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는 점은 인상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