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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생로병사 해탈 거대한 와불 ‘자비의 미소’

와우정사 창건 55주년 기념 ‘열반전 완공식’

 

 

 

 

용인신문 ㅣ 세계 불교 성지 가운데 하나이며 대한불교열반종(종정 해곡) 총본산인 연화산 와우정사(주지 해덕)가 창건 55주년을 기념하고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지난 2021년부터 4년여에 걸쳐 건립한 열반전 완공식을 15일 개최했다.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누워계신 부처님(12m)’을 모신 높이 14m 돔형의 열반전 내부 좌우 벽에는 칠보장엄으로 연꽃문양을 수놓아 극락세계를 표현한 일곱빛깔의 스테인글라스 작품(지름 3.2m)이 햇빛 반사로 신성한 빛을 연출하고 있으며 열반전 외부는 전체가 금으로 도금이 된 황금법당으로 장엄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또 이날 해곡 종정은 지난 1994년에 기네스북에 오른 경이롭기 그지없는 세계 최대 크기의 비취(에메랄드) 석가모니 열반상(가로 세로 3m)을 대중에게 최초 공개하면서 네팔,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한국의 위대한 스승들과 함께 안치식을 거행했다. 에메랄드는 500만년 전 화산폭발로 마그마가 형성돼 만들어진 녹주석의 일종으로 취록색을 띤 가장 귀한 보석이다. 

 

이날 열반전 완공식과 에메랄드 열반상의 점안식을 보기 위해 수많은 국내외 불자들이 몰려들었다.

 

현재 세계 각국 불교계 및 종교계 지도자들로부터 열반전 완공식과 에메랄드 열반상 안치식을 축하하는 메시지와 언젠가 와보고 싶다는 내용의 글이 답지하고 있다.

 

이번에 대중에게 공개된 열반전에는 수년전 완성한 가섭존자와 아란존자, 우바리존자 세분의 조각상이 누워계신 부처님 발 아래쪽으로 배치돼 있다. 생로병사의 굴레에서 벗어나 있는 불생불멸의 존재인 부처님과 부처님의 열반을 슬퍼하는 제자들의 마음이 조각상에 그대로 드러나 있어 위대하고 거대한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시켰다. 앞으로 열반전 내 선반에는 석가모니상을 조각해 모실 계획이다.

 

해곡 큰스님은 지난 50여년동안 누워계신 부처님을 모실 건물을 짓게 되면 부처님의 제1 제자이자 상좌인 가섭존자, 부처님의 경전에 대해 제일 많이 알고 있는 아난존자, 부처님 계율을 일생동안 듣고 암기하고 있는 우바리존자 등 가장 중요한 세분을 모셔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이들 세 분 조각은 대한민국 목불 조각장 제1호인 허길량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이 수년에 걸쳐서 완성했다. 사용한 목재는 천년된 소나무이다. 세분을 조각할 춘양목을 수십년동안 수소문해서 마침내 나무를 구해 조각을 마칠 수 있었다. 허길량 조각장은 이에 앞서 누워계신 부처님도 지난 1970년대에 수년에 걸쳐 조각했다.

 

이날 대중에게 공개된 모든 불사는 해곡 종정이 모든 공사를 기획 지휘했으며 미대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한 와우정사 해덕 주지가 직접 설계한 미의 완성작이다.

 

해곡 종정은 “당초 누워계신 부처님을 모셨던 석굴은 비가 새고 습기가 올라와 도저히 부처님을 모실 수 없는 상황이어서 새로 법당을 짓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누워계신 부처님이 나무로 조성됐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습기에 노출되면 상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누워계신 부처님은 하나의 향나무로 조각한 세계 최대 목조 와불로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

 

“인도 스님이 보내준 통으로 된 하나의 향나무로 조성 돼 있어요. 그래서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거에요. 길이가 12m에 이릅니다. 그런 향나무를 다시 구할 수 없으니 다시 조각할 수도 없죠. 향나무는 70년대에 가져왔어요. 70년대에 한 인도 스님이 인도네시아에 갔다가 이 나무를 발견하고는 우리 와우정사에서 조성하라고 보내준 거에요. 언젠가 내가 부처님을 조성하려면 향나무가 좋다, 목불을 모셨으면 좋겠다고 했던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구해서 보내주마 하신거죠. 누워계신 부처님은 석굴안에 넣고 수년에 걸쳐 조성해 80년대에 공개했어요. 오래 걸렸죠. 목불조각을 한 허길량씨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처음으로 무형문화재가 된 분이에요. 상원사 문수보살도 그분이 했죠.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유명한 분이에요. 세 분 존자는 우리나라 금강송으로 해야 하는데 천년된 나무를 구할 수가 없어서 몇 십년동안 수소문 해서 몇 십년 걸려 그걸 간신히 구해서 무형문화재가 조각을 마친거에요. 이번에 법당을 다시 지으면서 누워계신 부처님하고 세분을 같이 모실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특히 와우정사에 모셔있는 와불은 유일하게 한쪽 발을 내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일반적인 열반상은 두 발이 가지런하게 놓여있다.

 

“원래 석가모니부처님이 열반했을 때 인도식으로 화장을 하는데 불이 안탔어요. 왜 안타는가 몰랐는데 가섭이라는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제자가 도착하지 않아서 부처님이 눈을 감지 못한 거에요. 인도가 땅이 넓으니까 오래 걸려서야 오셨어요. 가섭이 장례식을 치르려고 하면서 말씀하시기를 ‘부처님도 저희와 다르실 게 없다. 돌아가시니까 제가 와도 알아보시지도 못하신다’면서 넋두리 삼아 푸념을 했어요. 그러니까 열반하신 부처님이 다리 하나를 쑥 내미신 거에요. 근데 이 부분이 우리 경전인 팔상록에 나와 있어요. 팔상록은 부처님의 8가지 생애를 기록한 경전인데 이곳에 곽시쌍부(槨示雙趺)로 기록 돼 있어요. 우리는 다비식을 할 때 관에 넣으니까 관 밖으로 발을 내밀었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인도는 헝겊으로 몸을 감아 화장하는데 번역이 중국말로 하다보니 그리 된 거에요. 기독교식으로 표현하면 부활과 같은 의미의 이야기죠. 부처님은 육신은 죽어도 불생불멸의 진리를 나타내는 것이죠. 원래대로 발을 내민 모습의 부처님 열반상은 와우정사밖에는 없어요. 일반적인 열반상은 다 발을 가지런히 모은 열반상으로 돼 있지요.”

 

존 카터 코벨(1910~1996) 컬롬비아대학교 교수이자 동양미술사의 권위자가 생전에 와우정사를 방문했을 때 해곡 종정을 불국사를 지은 김대성에 비유해 현대의 김대성이라고 칭송했던 바 있다. 유네스코 소개로 와우정사를 방문해서 불상을 보고서 두 편의 논문을 남기기도 했다.

 

코벨 박사는 우리나라 불국사 논문을 썼으며, 한국에 6개월 체류를 계획하고 방문했다가 9년간 체류하면서 일본과 중국 문화재로 알았던 미술품이 한국땅에서 건너갔거나 한국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알고는 ‘내가 컬럼비아대학에서 배운 일본사는 다 가짜였다’는 국내 신문 기고문을 비롯해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일본인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박사로 알려져 있다.

 

해곡 큰 스님의 원대한 불사의 화룡점정은 과연 무엇이 될까 궁금하다. 와우정사에 이루고자 하는 예술 불국토의 꿈은 오늘도 쉼 없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