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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500년 간 문명의 꽃 피운 가야를 찾아 나선 탐구서

소설가 김종성 연작소설 ‘가야를 찾아서’ 출간

 

 

용인신문 | 소설가 김종성이 가야사를 소재로 한 5편의 중‧단편소설로 구성된 연작소설 ‘가야를 찾아서’(서연비람 刊)를 출간했다.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검은 땅 비탈 위’가 당선돼 문단에 나온 작가의 세 번째 연작소설이다. 그간 탄광촌을 무대로 한 ‘탄(炭)’(미래사, 1988년), 서울 강남에서 좌석버스를 타면 1시간이면 닿는 도농복합도시 초림을 무대로 한 ‘마을’(실천문학사, 2009년) 등 연작소설을 펴냈다.

 

 5편의 중·단편소설로 구성… 책장 펼치면 과거로 시간여행

 

이번 작품은 현대의 서울과 고대의 가락국(김해) 및 가라국(고령)을 주 무대로 한다.  500년 간 문명의 꽃을 피운 가야를 찾아 나선 작가의 가야사 탐구서라고도 할 수 있다.

 

가야사는 한국 고대사에서 그 실체가 가장 밝혀지지 않은 부분 중 하나다. 문헌 자료가 크게 부족하고 임나일본부 문제가 가야사와 얽혀 있기 때문에 가야사 연구가 부진했다.

 

문학박사(고려대)인 작가는 이번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가야에 관한 무수한 자료를 읽으면서 가야사를 둘러싼 고대 가야 소국(小國)들이 영남과 호남의 각 지역에 자리 잡고서 멸망할 때까지 공존과 경쟁 양상을 보이며 병립하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는 소설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5개의 연작소설로 이뤄진 ‘가야를 찾아서’는 액자식 구성을 도입했다. 작가는 현재적 시점의 이야기인 ‘가야를 찾아서’와 ‘가야를 위하여’ 등 2개의 소설을 앞뒤쪽에 바깥 이야기로 배치했다. 그리고 ‘가락국’, '님의 나라' ‘검(劍)과 현(弦)’ 등 3개의 작품은 ‘안 이야기’로 배치했다.

 

첫 번째 등장하는 현재 시점의 단편 ‘가야를 찾아서’에는 광고 영업을 하면서도 가야사에 미쳐 있는 한 사내의 일상이 묘사된다. 두 번째 등장하는 ‘가락국’은 수로왕과 허왕후의 모습이 전개된다. 가락국이 흉노와 한나라 사이에 끼어 한나라를 따랐다가 흉노를 따랐다가 하다 타클라마칸사막의 모래 속에 묻혀버린 누란(樓蘭)과 같은 운명이 되면 안 된다며 가락국의 존립을 위해 분투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세 번째 ‘님의 나라’는 가야 고분을 발굴하여 고고학 자료가 출토될 때마다 “임나일본부설이 허구임이 입증됐다”고 주장하는 우리나라 학계와 언론의 허구를 잡지사 기자의 눈을 통해 그린다. 네 번째 ‘검(劍)과 현(弦)’은 백제와 신라의 침략에 맞서 가야 소국들이 존립을 위해 몸부림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현(弦)으로 상징되는 우륵의 예술이 검(劍)으로 상징되는 성왕‧진흥왕‧가실왕의 정치에 맞서는 서사를 그린다. 다섯 번째 ‘가야를 위하여’는 서울로 가서 공부해보겠다는 꿈을 가슴 한구석에 품고 탄광촌에서 몸부림친 지 15년 만에 34살의 나이에 대학 사학과에서 공부할 기회를 잡은 사내가 “긴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게 한 것은 역사서였다”고 술회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문학평론가 김종회(한국디지털문인협회 회장)는 “김종성의 작품은 탄탄한 묘사력과 풍부한 어휘력을 구사하면서 시대적 삶의 본질과 진실에 대한 굳건한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참으로 일독을 권할 만한 뜻깊은 소설”이라고 추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