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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SK반도체 클러스터’ 지역경제 기회로

용인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낙수효과 살려야

내년 공사 근로자 하루 최대 1만 7000명
원삼면 인근 주거·상권 계획 마련 급선무
관련 각종 규제 풀고 기반시설 확대 나서야

 

용인신문 | 울산광역시 지역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 조선업이 다시 호황기를 되찾은데다, 기업들의 투자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인구 유입과 상권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

 

특히 울산 울주군 온산·온양읍 일대 소상공인들은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에쓰오일이 9조 2500억 원을 투자해 온산국가산단 42만㎡ 부지에 복합 석유화학시설을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 효과 때문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2023년 착공 후 최근 건축 공사가 시작되면서 하루 평균 3500명이 넘는 건설근로자가 투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주군 지역은 원룸은 물론, 숙박시설까지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하루 1만 명이 투입될 예정이라 숙박난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공사 현장 인근 음식점 등 상권도 붐빈다. 건설근로자들이 퇴근 이후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연구원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 착공 전후 공사 현장 인근 지역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공사가 시작 후 실제 유동 인구와 신용카드 사용 금액이 증가하고, 공실률은 절반 정도 떨어졌다.

 

착공 후 10개월간 이 지역 유동 인구는 12만 3000명으로 기공식 전보다 1만 9000명(18.3%) 증가했다. 인근 지역 원룸 등 부동산 공실은 42.9%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이들 지역 내에서의 카드 사용 금액은 2021년 대비 총 520억 원 증가했다.

 

대규모 기업 투자가 지역 상권 회복과 인구 유입 및 유동 인구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된 사례다.

 

△ 원삼, 근로자 하루 1만 7000명 유입 … 경제 도시계획 ‘필요’

용인지역 곳곳에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공사현장의 지역경제 낙수효과를 위한 상권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현장은 물론, 기흥구 마북동과 구성동 일대 플랫폼시티 개발사업, 이동‧남사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이동읍 천리 일대에 조성되는 반도체 신도시 등 대형 개발공사 현장과 연계된 ‘경제 도시계획’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SK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원삼면과 인근 지역의 경우 주거와 상권을 형성할 수 있는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공사장 낙수효과를 위한 상권 형성 여건을 마련하고, 반도체 생산시설 가동 이후를 대비한 주거와 상업 복합단지 조성돼야 한다는 것.

 

현재 원삼면 일대에서는 SK하이닉스가 12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제조공장 펩 4개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SK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지난해 착공 이후 현재 부지조성 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SK측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건축 공사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K과 용인시 등에 따르면 내년 초 건축 부지조성 공사가 시작되면 하루 평균 최소 3000여 명에서 최대 1만 7000여 명의 건설근로자가 투입돼야 한다.

 

SK 관계자는 “공정에 따라 다르지만, 청주공장과 이천공장 건설과정 사례를 볼 때 본 건축 및 설비공사가 시작되면 최대 1만 7000여 명의 근로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대비하지 못한 ‘SK건설 낙수효과’

울산시 울주군 온산국가산단 공사보다 2배 가량 많은 인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하지만 원삼면과 인근 양지면, 백암면 지역의 경우 현재 건설 근로자들이 머무를 숙박시설 및 주거공간 공실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농촌지역 특성상 음식점 등 상업시설도 도시지역에 비해 열악하다.

 

원삼면과 인접한 안성시 지역의 경우 최근 원룸이나 다세대 주택 건축이 부쩍 늘고 있다. SK반도체 클러스터 낙수효과를 보기 위해 일찌감치 움직인 셈이다.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전국규모 인력업체들의 원룸 등 근로자 숙박 시설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다. 그러나 대부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도로 등 허가기준에 맞지 않는 기반 시설로 인해 원룸 등 다가구 신축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삼과 백암면 일대의 경우 워낙 도로 등 기반 시설이 낙후된데다, 성장관리방안 적용으로 원룸 및 다세대 주택의 대규모 신축은 불가능한 상태”라며 “SK반도체클러스터 입주 확정 직후부터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기반시설 확대를 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 지역경제 활성화 관점 도시계획 마련 ‘시급’

SK과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건설 낙수효과를 위한 계획 마련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목소리다. SK가 계획한 반도체 공장 펩 4개를 건설하는 기간이 20년 가량 소요되기 때문이다.

 

SK에 따르면 반도체 펩 1기를 건설하는 기간은 약 60개월이 걸린다. 내년 초 착공이 계획된 펩은 1기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 SK측 설명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장기간의 프로젝트인 만큼, 시 차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연구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사 현장 낙수효과 외에도 삼성전자 수원과 기흥사업장을 겨냥해 조성한 수원시의 영통지구 개발사업 등과 같은 도시계획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

 

도시계획 분야 관계자는 “수원 영통과 인계동 지역의 경우 지금도 삼성전자 급여일이면 산권이 들썩거린다”며 “수원시가 1990년대 후반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상업지역을 지정해 개발한 것처럼, 용인시도 SK반도체 클러스터 입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충분히 보기 위한 도시계획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처인구 원삼면 일대 보습. SK는 최근 부지조성공사를 마치고 내년초부터 하루 최대 1만 7000명이 투입되는 건축 공사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시설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