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7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용인이야기/‘하이닉스’ 절대 남의 일 아니다.

지난 달 2일 매년 신년 인사회를 주관하고 있는 용인상공회의소 이병성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지역경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한바 있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는 속이 후련했을 수도 있고, 매우 불편했을 수도 있었던 이이야기다.

이 회장이 명품도시를 운운하며 지역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의 책임을 강력하게 질타한 속내를 엿보면, 결국 경제 불황원인과 향토기업이 떠날 수밖에 없게 만든 정치권과 행정력 부재에 대한 책임 추궁이었다.

다행인 것은 늦게나마 시와 상공회의소가 한동안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털어내고, 시장과 기업인들이 간담회를 통해 마음의 빗장을 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 달이 훨씬 지난 지금 문제의 신년사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천시의 ‘하이닉스’ 사태가 절대 남이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 이천 시민들은 하이닉스 공장 증설이 무산되면서 분노가 폭발했다. 지난달 26일에는 4000여명의 이천 시민들이 죽음을 의미하는 관을 앞세우며 과천종합청사 앞에 집결했다. 그리고 수백 명이 집단삭발을 했고, 분노와 절규로 통곡을 했다. 앞서 11일에는 이천 시민 궐기대회에 1만여 주민이 참가했고, 이때 중앙로 상인들은 100% 문을 닫고 참여했다고 한다. 용인시에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현상임에 틀림없다.

이천 시민들은 하이닉스 해외매각도 막았지만, 공장증설 무산에도 똘똘 뭉쳐 들고 일어났다.
그만큼 하이닉스가 지역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한 모양이다. 이천시 인구는 용인시의 약 1/4 정도인 20만 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응집력은 인구 100만을 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걸 보면 지역성이 매우 강한 것 같다.

그럼 용인시는 어떤가. 용인시에는 하이닉스보다 큰 세계적인 대기업이 있고, 중소기업도 약 1500여개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향토기업들의 중국 이전설이 현실화되고, 그나마 남아있는 기업들조차 탈용인 계획 설이 무성한 실정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장총량제등 악법에 묶여 공장 증설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각종 규제 때문에 생산기지로서의 환경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물론 대규모 택지개발과 부동산 투기로 인한 지가상승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용인 공장부지만 팔면 중국이나 지방에 가서도 얼마든지 더 확장 운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시는 이제라도 산업단지를 하루빨리 조성해야 한다.

이미 수지·구성 지역을 비롯한 택지개발지구내에 있던 공장들은 용인을 수없이 떠났고, 또 떠나가고 있다. 그렇게 기업들이 용인을 속속 떠나가면 도시가 깡통이 되고 만다. 용인지역은 택지개발이 완료되면 세수가 대폭 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족도시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의 신년사처럼, 지역사회가 그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기업환경이 가장 좋아야 함에도 규제일변도의 국가정책 때문에 지자체 역시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이제라도 시는 베드타운의 소비도시가 아닌 자족도시의 생명력을 연속시킬 수 있는 도시환경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천시의 하이닉스 문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