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2 (화)

  • 맑음동두천 14.6℃
  • 흐림강릉 10.7℃
  • 맑음서울 16.3℃
  • 대전 17.4℃
  • 흐림대구 16.8℃
  • 울산 15.6℃
  • 구름많음광주 18.4℃
  • 부산 16.0℃
  • 맑음고창 14.6℃
  • 흐림제주 16.0℃
  • 맑음강화 15.6℃
  • 흐림보은 16.4℃
  • 맑음금산 16.5℃
  • 구름많음강진군 16.3℃
  • 흐림경주시 15.9℃
  • 흐림거제 16.1℃
기상청 제공

“당신은 3%를 비껴갈 자신 있나요?”

국민의 63%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퇴출공무원 계획’에 대해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예상대로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과 우려를 그대로 반영한 수치다.

공직사회의 철밥통을 깨야 한다는 서울시 정책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물론 모호한 퇴출기준 때문에 하위직 공무원들의 불이익이 우려되지만, 그런대로 분위기는 잡혔다.

기자는 지난 호 칼럼에서 서울시의 공무원 퇴출 정책을 설명하면서 경기도와 용인시의 눈치보기식 관망을 우려했다. 때마침 서울시 공무원들의 살벌한 분위기가 언론을 통해 전달되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타 기관의 공무원들까지 ‘3% 퇴출’에 긴장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절반이 넘는 국민들이 무능하고 태만한 공무원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쪽에 손을 들었으니 긴장은 당연한 일이다.

용인지역의 바닥 여론을 기자가 직접 확인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무원들조차 ‘철밥통 깨기’는 꼭 필요하다는 것에 입을 모았다. 주목할 것은 고위직 공무원들보다는 하위직 공무원들이 더 강력하게 원한다는 것이다. 하위직 공무원들 눈에는 이미 누구누구는 퇴출대상이라는 식의 판단과 주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복지부동이 만연돼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하위직 보다는 고위직 공무원들이 불신의 대상이다.

시 승격과 인구급증 때문에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것도 원인일 수 있다. 업무능력보다는 근무연수에 의한 직급과 전공분야 때문에 어부지리로 승진했던 인물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다른 자치단체에는 50대 계장(6급)공무원이 수두룩하다. 그렇지만 용인시는 최소 40대 중반부터 사무관(과장) 승진이 시작된다. 승진자 입장에서는 행운이지만, 장기적으로 조직의 건강성을 생각하면 불안감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시 공무원들을 폄하하자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일반 기업이라면 승진을 시킬 때 근무연수보다는 업무능력을 높게 평가한다.

그럼에도 내부 적임자가 없으면 외부 영입을 한다. 결국, 내부의 무능력자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거나 퇴출된다. 이것이 공직사회의 철밥통과 다른 점이다. 따라서 서울시의 정책이 어느 정도는 객관적 검증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용인시의 경우 시청, 구청, 각 읍면동에 1800여명의 공무원이 있다. 그동안 관례를 보면 서기관(4급)인 국장급으로 그만둬도 시 산하단체장에 임명되는 등 최고의 철밥통을 보장받고 있다. 탁월한 업무능력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처사다. 그래서인지 공직내부에서는 업무보다 정치 능력이 우선이라는 분위기다.

시청과 구청, 읍·면·동사무소는 부서별 업무량이나 업무패턴이 틀리다. 원인은 업무분장 때문 일수도 있지만, 애당초 복지부동의 업무분위기가 문제일수도 있다.

그러니 공직내부에서조차 놀고먹는 고위 공무원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한다. 적어도 계장급 공무원을 비롯해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업무를 해야 함에도 결재만 하면 끝인 경우가 태반이다. 결국 하위직 공무원들만 죽어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설렁설렁 윗사람들 비위나 맞추며 시간을 보내도 꼬박꼬박 월급은 나오고, 때가 되면 진급을 시켜주니 정말 괜찮은 곳 아닌가. 그러니 철밥통에 꽂히는 주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있겠는가.

만약 이제라도 용인시가 3% 퇴출 의무제를 도입한다면 “당신은 과연 3%를 비껴나갈 자신이 있는지?” 이번 기회에 솔직한 평점을 내보면 어떨까.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