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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칼럼/박물관의 문화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기대한다

김장환 | 용인문화원 사무국장

용인은 전국에서도 박물관이 가장 많은 도시이다. 경기도박물관을 비롯, 한국등잔박물관, 세중옛돌박물관, 신세계상업사박물관, 호암미술관, 한국민속촌이 있고, 지난해에 백남준미술관이 개관한 것에 이어 조만간 어린이박물관도 설립될 예정이다.

박물관의 본래적 기능은 유물이나 자료를 전시하고 그것을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때문에 박물관에서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전시품을 감상하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오늘날 박물관의 역할이나 기능이 많이 바뀌고 있다. 과거의 단순한 유물 전시 차원을 넘어 관람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심지어 관람객 취향에 맞추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즉 수동적 박물관 운영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경영기법을 도입하여 관람객들에게 문화적 수혜를 제공하는 동시에 문화시설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운영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색을 살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용자들을 직접 참여시킴으로써 그들의 관심 분야의 문화에 대한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문화교육기관으로서의 박물관의 역할인 것이다.

특히 학생들에게 있어서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만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문화교육을 담아낼 수 없다. 결국 학교 밖의 여러 학습공간을 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박물관은 시민 문화교육을 위한 가장 적절한 장소이다. 박물관은 인간, 문화, 자연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지식을 엮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공간이기 때문이다.

신문을 통해 외국의 박물관들이 학교교육과 연계한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접할 때마다 박물관이 가장 많은 우리 용인은 왜 그런 프로그램이 없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 용인의 박물관들도 문화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 소재들을 소장하고 있다. 그 소재들에 대한 사회, 문화, 종교적 의미를 내포한 자료와 더불어 시민들이 박물관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가장 바람직한 문화교육의 한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박물관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용인의 여러 사설 박물관들도 시민이나 학생들을 위한 문화교육 체험학습장으로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교실교육의 벽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문화교육이다.

바야흐로 관람객이 박물관을 이리저리 둘러보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박물관에서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체제가 활성화돼야 한다. 학교나 사회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화적 실례들을 박물관이 대신해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박물관 운영자들이 박물관의 교육적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다음에 박물관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이를 실천하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물론 지자체에서도 박물관이 교육소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자료수집, 전시 및 프로그램 개발 등 원활한 운영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해야 함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