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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시민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저희를 기억해 주세요

2005년 2월 창단돼 우승 1회, 준우승 2회 빛나는 성적을 거두며 용인시민에게 늘 기쁨을 선사했던 여자핸드볼 팀이 창단 6년 만에 존폐기로에 섰다. 선수들은 청춘을 불살랐던 용인실내체육관 코트를 6월 7일 인천체육회와의 경기를 끝으로 다시는 밟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용인시청 팀은 국가대표를 5명이나 배출했다. 남현화, 이선미, 명복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해 이국 하늘 아래서 뛰고 또 뛰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TV 앞에서 행복했다. 팀은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1 SK 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팀 해체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위를 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권근혜는 스타 중의 스타다.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당당히 1위다. 권근혜 팬이라는 용인시민은 ‘권메시’를 외치며 그녀의 몸놀림에 감탄했다. 상대팀 선수를 따돌리는 빠른 몸놀림, 파울을 이끌어내는 지능적 플레이, 머리 뒤에도 눈이 있는 듯 뒤로 패스해도 정확하게 연결되는 볼. 왼손으로도 오른손으로도 던졌다하면 성공하는 플레이.

그녀는 시한부 선수다. 거동도 쉽지 않다는 병을 얻은 선수다. 뼈, 관절, 근육이 딱딱하게 굳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대표팀에서 나와 은퇴를 고민하다 보니 몸무게가 10kg이나 줄었다는 그녀는 어쩔 수 없는 핸드볼 선수다. 몸이 아파도 팀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 더 최선을 다한다는 그녀에게서 가슴 뭉클함을 지울 수 없다.

용인시청에 권근혜만 있는 줄 알면 핸드볼 팬이 아니다. 김정심이 있고 정혜선도 있다. 그뿐이랴. 주니어 국가대표 팀을 지도했던 김운학 감독도 창단 이후, 줄곧 한 자리를 지켜왔다.

3일까지 5승 1무 1패로 승점 11점을 얻은 용인시청 팀은 5승 1무로 승점 11점의 인천체육회에 이어 2위를 달리면서 3강이 겨루는 플레이오프 진출 8부 능선을 넘어선 상태다. 2위와 3위가 단판으로 승부를 가린 뒤 플레이오프 승자와 리그 1위 팀이 2경기로 우승을 가리는 결승전을 남겨둔 것이다.

결승에 진출해도 문제다. 6월말에 팀이 해체되면 7월에 열리는 플레이오프에 ‘용인시청’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는 것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것이다.

재정적자를 이유로 207억원의 운동부 연간 운영비를 70억원으로 줄이며 10여개의 종목 해체를 결정한 시 당국에 재고를 요청한다. 2005년, 올림픽에서 메달 따왔다고 박수치며 창단할 때의 취지는 분명 비인기종목 지원이었기 때문이다. 2011년 6월, 팀 해체의 이유가 비인기종목이어서가 아닌지 돌이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울러 핸드볼협회에 지원을 요청한다. 협회가 자구노력을 보여 용인시청 팀이 7월에도 경기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용인시민께도 간곡히 요청 드린다. 용인에서 열리는 팀의 마지막 경기, 사실상의 결승전 인천체육회와 맞붙는 6월 7일 오후 2시 20분 용인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워 주시기를 염원한다.

떠나는 그녀들이 용인시민께 “그 동안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해왔다.

보내는 우리들이 영웅들에게 “그대가 있어 행복했었다”라고 인사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