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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자영업자는 우는데 카드사는 잔치벌여

지난 18일 음식업조합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카드사 수수료를 내려달라며 반발하고 나서자 주유소, 유흥업종 등 다른 업종의 업주들도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카드수수료 인하 시위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주유소협회는 지난 20일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었고 유흥업 업주들도 오는 11월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대규모 반발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영세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인하하고 영세가맹점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업종별 인하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지난 17일 중소 가맹점 범위를 기존 연매출 1억 2000만원 미만에서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기존 2%대에서 1.8%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중소 가맹점 비율은 58.7%에서 72.0%로 13.3% 증가해 음식업계는 고통을 덜게 됐다. 하지만 음식업계를 제외한 다른 중소 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은 여전하다.

물가상승과 경제 불황이 겹쳐 수수료가 부담된다는 음식업 업주들의 주장은 현재 2.7% 수준인 카드 수수료를 백화점, 골프장 등과 비슷한 1.5%이하로 낮추라는 것이다.

수수료율 인하 요구는 꼬리를 물고 학원, 숙박업 등 다른 업계에까지 이어질 기세로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카드사는 올해 사상 최대의 수수료 수익을 거둘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높은 이익을 토대로 고액배당은 물론 고임금에 보너스까지 돈 잔치를 벌일 것으로 전망돼 금융권이 사회 갈등의 표적으로까지 떠올랐다.

은행들의 올해 순이익은 기존 최고치였던 2007년의 15조원을 넘어 20조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중소 자영업자를 상대로 많은 수수료 이득을 취하지 않는다.

미국 씨티, 영국 바클레이즈은행은 다른 은행을 이용하거나 영업 외 시간에 ATM기를 이용했을 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외국의 은행들은 인수·합병 중개, 기업 상장, 채권 발행 등 사업을 통해 대부분의 수수료 수익을 올린다. 이자 외에 다양한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고액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이익을 내고자 하는 것이 사업이지만 잔치를 할 정도의 불균형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회문제다.

월가로부터 시작된 대규모 시위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월가의 도덕적 해이는 전 세계의 금융위기를 가져왔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