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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독자투고/다문화가족 자녀 '엄마나라여행 프로젝트'를 다녀와서

용인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팀장 이수희

   

엄마의 나라, 베트남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는 흥분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비행기를 타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듯 아이들은 비행기 바깥으로 보이는 한국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베트남 호치민시티에 도착한 우리들은 점심을 먹고 차로 2시간가량을 달려 벤째라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벤째라는 곳은 낯설지만은 않았다. 용인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이용하는 결혼이민자 중에서 몇 분이 벤째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창밖으로 보이는 벤째는 더욱 관심이 갔다.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1시간가량 차를 타고 달려 시골지역에 있는 DAI HOA LOC 초등학교에 도착하였다.
“신짜오~ 또이뗀라 김미(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미입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소개를 한국에서 열심히 연습했던 베트남어로 베트남친구들에게 소개했다. 그리고 곧 운동장에서는 “꺄르르, 꺄르르” 웃음소리가 흘러넘쳤다. 엄마의 나라인 베트남에서 만나는 친구들의 모습은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놀 때처럼 베트남에서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잡기놀이도 하고, 줄넘기도 하며 즐겁게 놀았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함께 뛰어놀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한줄기 소낙비가 내린 뒤, 물기가 가득한 들판으로 나간 우리는 주인집 아저씨가 직접 손으로 만들어주신 야자잎으로 만든 가방을 들고 신나게 들판을 뛰어다녔다. 그리고 베트남친구들과 함께 고기도 잡고, 새우도 잡았다. 손에 잡히는 물컹한 고기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새우들 등 시간가는 줄 모르게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찾은 DAI HOA LOC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 댁. 그곳에서 생전 처음으로 야자잎으로 전통떡을 만들어 보았다. 쫀득한 반죽과 달콤한 속냄새가 아이들의 흥미를 끌었다.

이렇게 신나는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우리는 메콩강으로 출발했다. 베트남의 역사가 흐르고 있는 메콩강에서 수상보트를 타며 베트남의 긴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큰 강줄기 옆으로 숨어있는 작은 물줄기들과 작은 배들로 이동하는 베트남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베트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날 우리는 다양한 과일을 팔고 있는 시장을 지나 붕따오로 떠났다. 베트남에 본 강은 황토색이었으나 붕따오 바다의 색깔은 파란 에메랄드빛이었다. 넓게 뻗은 해변을 따라 하얀 모래사장 위에서 우리는 신나게 놀았다. 물속을 첨벙거리며 뛰어다니고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던져보기도 하고 모래성도 쌓았다.

마지막 날 호치민시티에서 씨클로를 타고 호치민시티를 둘러보았다. 특히, 전쟁기념박물관에서 본 사진들은 충격적이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군인의 모습도 보았고, 고엽제로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다. 베트남을 스치고 지나간 전쟁의 상처를 바라본 아이들은 “전쟁은 싫어요. 전쟁을 왜 해요?”라고 물었다. 정확히 어떻게 대답을 해주어야 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엄마의 나라, 베트남! 아이들에게는 한국에서 함께 지내던 엄마의 모습과 베트남에서 느낀 엄마의 모습은 사뭇 다르게 느껴진 듯하다. 한국에서는 엄마만 다른 나라 사람이었지만 베트남에서는 모두가 엄마나라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직접 느낀 ‘베트남’은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이 정도 많고, 또 오고 싶은 나라였다고 했다. 특히,

DAI HOA LOC 초등학교에서의 경험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용인시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엄마나라 베트남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준 한국석유공사 용인지사에 감사드린다.

또한 여행하는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왔고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 베트남지사에도 감사드린다.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보여주는 기업들의 모습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도 이번 여행을 통해 배움의 깊이가 더욱 깊어졌을 것이다. 다음에 우리 아이들이 크면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두 나라를 이끌어 갈 멋진 글로벌 인재로 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