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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신·경 사업 분리…상생의 길?

지난 2일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물적 분할을 통해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 5개 법인이 신설됐다.

51년 만의 대개편으로 농협중앙회는 농산물 판매·유통 업무를 맡는 농협경제지주회사와 은행·보험 기능을 전담하는 농협금융지주회사로 분리됐다.

정부는 중앙회 분할 과정에서 필요한 자본 지원을 위해 4조원 규모의 이자보전과 1조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제공하기로 했다.

농협은 경제부문에서는 판매농협의 토대를 구축하고 금융부문에서는 국제수준의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변모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 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된 만큼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한 내부 개혁에 속도를 내야할 것이다.

기존 농협은 1961년 농업은행과 농업협동조합이 합쳐져서 탄생했다. 이후 경제 사업은 적자를, 신용사업은 큰 수익을 내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농민들이 “농협이 농민 지원보다는 돈놀이에 열중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 신경분리가 이뤄진 것도 이런 문제 때문이었다. 정부는 지난 1994년부터 신경분리를 추진했다.

하지만 재원, 정치 이견, 노조 반발 등 18년간을 끌어온 것이다. 농협은 신경분리를 계기로 농업인을 위한 조직이라는 인식을 다시 되새길 필요가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자산 규모 240조원으로 국내 5번째 금융지주회사가 됐다. 이번 개편으로 신설되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과 함께 기존 금융관련 자회사 7곳을 거느리게 된다.

농협경제지주도 기존 경제 관련 자회사 13개를 편입하고 중앙회가 맡은 판매·유통 등 오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경제 사업을 맡게 된다.

신경분리의 목적은 농협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 확대로 농민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농협의 존립 목적인 경제 사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취지로 삼고 자본금의 40%가량을 경제 지주에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농민들의 시선에는 불안감이 떠나지 않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보다 금융 사업에 치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감 외에도 아직 예정만 돼있는 정부 자본 지원도 문제다.

막상 닥친 후에 서로 떠넘기기 식의 발뺌을 한다면 농협은 농민보다는 금융 사업을 자구책으로 선택할 것이 뻔하다.

정부와 농협 모두 말로만 농민을 우선시하기보다는 본연의 책임과 의무에 충실하고 처음부터 책임소재를 명확히 구분, 농협과 농민이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