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부일체’는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같다. 즉 군·사·부에 같은 마음으로 우러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 경주시 감포읍 한 횟집 앞에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관련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담배를 피운 학생을 교사가 때리고 그 때린 교사를 학생의 학부모가 폭행, 중상을 입힌 사건이다. 학부모와 교사는 폭행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교사는 학생을 선도하는 입장이고 학부모는 내 자식 때리는 교사가 당연히 싫었을 테니까 입장에 따라 모두가 옳은 일을 했는지도 모른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수업 중 학생의 휴대전화로 인해 수업에 방해가 됐다는 이유로 교사가 휴대폰을 압수하자 교사에게 칼을 들이대며 휴대폰을 돌려달라고 위협했다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학생이 휴대폰을 가지고 등교 하는 것이나 수업 중 휴대폰 통화를 하는 것은 모두 학생 인권차원에서 허용돼야 하는데 교사가 학생의 인권을 무시한 것”이라며 “학생이 교사에게 칼을 들이댄 것은 잘못이지만 욕을 하거나 거칠게 행동한 것은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에 학생인권도 보장돼야 할 것”이라는 학생인권위 측 의견이다.
반면 “학생이 수업시간에 공부 안하고 휴대폰을 사용한 것은 혼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혼낸 교사에게 칼을 들이대는 것은 학생이 아니다”라는 일반 국민의견이다. 결국 같은 사건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의 미풍양속 중에 예로부터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스승을 존경하며 스승 대하기를 부모와 같이 늘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라는 말이다.
교사가 꾸지람이나 매를 가해도 부모는 ‘내 자식 잘 되라고 하는 일’로 여겼고 학생은 교사의 말에 순종했으며 사회적으로도 교사를 존경하는 풍토가 살아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적 불문율은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다. 학생의 불량한 수업태도를 꾸짖거나 담배 피우는 것에 매라도 들면 부모의 항의는 물론 교사 폭행까지 벌어진다.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학부모에게 멱살잡이, 폭행 등 부지기수다. 부모의 자녀 과잉보호는 자칫 자녀들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다.
존경하지 않는 교사에게 스승이 돼주길 바라는 것이나 학생을 제자로 대해주지 못하면서 스승대접 받기를 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군사부일체… 대통령이 온갖 조롱의 대상이 되고 교사의 권위는 사라진지 오래며 아버지는 처자식에게 무시당하는 요즘, 다시 새겨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