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회 경기도민체육대회에 출전한 용인시 선수단이 최근 10여 년간 최악의 성적표를 들고 돌아왔다. 1만 9029점을 획득, 도민체전 부동의 1위인 수원시와 고양시 평택시, 안양시, 안산시에 이어 7위를 차지했다.
용인은 불과 2년 전만해도 도내 체육 최강자 중 하나였다. 지난 2002년부터 내리 7년간 3위를 차지했고 2009년과 2010년에는 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3위에 올랐다. 헌데, 1년 만에 7위로 뚝 떨어진 것이다.
체육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예산삭감 및 직장경기부 해체’를 성적하락의 주 원인으로 꼽았다. 시 체육 담당부서와 체육회도 공감하는 눈치다.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추진된 직장경기부 해체의 명분으로 시 재정문제와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형평지원을 내세웠다. 많은 생활체육인들과 시민들의 환영을 받을 만한 명분이었다.
엘리트 체육 육성에 투여됐던 예산을 생활체육 분야에 투입해 시민들의 생활체육을 활성화 하겠다는 의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생활체육을 포함한 지역 체육계의 불만은 과거보다 더욱 커진 상황이다.
물론 경전철 문제와 세입감소 등으로 시 재정 환경이 악화된 탓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당초 의도와 달리 체육 관련 예산을 하향 평준화했다는 것이다.
이는 체육계 인사들은 공통된 지적이다. 즉, 체육관련 예산감소가 엘리트와 생활체육 모두 쇠퇴시켰다는 말이다. 당시 직장경기부 해체를 주도했던 몇몇 시의원들은 “생활체육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주민들이 지역 대표로 도민체전에 나가는 것이 더 의미있는 일”이라며 존치여론을 무마했다.
또 일부 시의원들은 “도민체전에서 1·2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직장 팀 해체를 거들었다. 체육회에 따르면 올해 일부 종목의 경우 선수수급이 안 돼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부족한 예산을 쪼개고 또 쪼개서 종목별 출전선수 수를 맞췄지만 훈련부족과 급조된 선수들의 기량차는 극복할 수 없었다는 전언이다.
도민체전 성적이 뭐가 중요하냐는 시의원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 경기도, 또는 대학교 및 초·중고 등 각급 학교들이 왜 운동선수를 키우고 각자의 이름을 걸고 각종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 노력하는지 생각한 후 거론할 문제다.
스포츠는 집단의 동질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효율적인 분야라고 한다. 용인은 지금 지역 간, 동·서간 이질화와를 극복할 정체성 확립이 필요한 때다.
“도민체전 출전할 때마다 ‘용인시 대표’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라며 말끝을 흘리는 한 체육인의 말에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