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용인가정 호스피스(회장 임계호)
삶만큼 임종에도 가치부여를…
“처음 암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의 환자는 ‘왜 나야?’라며 부정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분노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 받아들이게 되면 무신론자일지라도 절대자에게 타협하곤 합니다. 종교를 갖게 되지요. 조금 지나면서 우울증을 경험합니다. 결국은 수용하게 되는데 수용할 즈음 임종을 맞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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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호 회장은 잔여 생명이 6개월 미만인 주로 암 환자의 임종을 돕는다는 목적으로 지난 2003년, 뜻을 같이 하는 10여명과 ‘용인가정 호스피스’란 단체를 설립했다.
임 회장은 자신이 고생했고 지금도 치료중인 갑상선암을 극복한 뒤 암 환자의 어려움을 본인이 아는 만큼 돕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
호스피스는 죽음이 가까운 환자를 입원시켜 위안과 안락을 얻도록 도움 주는 특수 병원이란 뜻으로 이들은 단체를 설립, 어려운 경제 형편으로 병원 대신 가정에서 임종을 기다리는 암 환자를 찾아가 가치 있는 임종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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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은 “봉사 단체로써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됐다”며 “임종 후 염을 돕는 일을 비롯해 태안 기름 유출 시 기름띠 제거작업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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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거의 누워있을 수밖에 없는 환자에게 목욕을 비롯해 손·발톱 정리, 대·소변 처리, 욕창치료 등 환자를 수발한다.
임 회장은 “처음 환자에게 접근이 쉽지 않지만 족욕을 비롯해 환자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접근법을 쓴다”며 “하지만 서로 소통을 이루고 친해질 때쯤 임종을 보게 되는 것이 가장 슬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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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창방지 매트와 혈압계, 기저귀, 소독용알콜, 치료약품 등 필요경비를 회원의 월회비와 임 회장이 직접 빚은 된장판매 수익금으로 충당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회원들의 미소는 빛난다.
얼굴이 밝아졌다는 주위 사람들에게 임 회장은 “하고픈 일을 하기 때문”이라며 또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