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께서 간이 좋지 못하고 가래가 많이 끓는데 어찌해야 하냐고 물었다.
어르신께선 마르고 피부가 검고 옹고한 가래가 끓으며 나이가 지긋하신 것을 감안하여 치담(治痰: 담병을 치료한다는 뜻)의 성약(聖藥)인 신기환(腎氣丸)을 잡숴보시라고 권해드렸다.
그랬더니 돌연 얼굴이 환해지시면서 자신이 어렸을 때에도 필자의 외할아버지로부터 신기환을 처방을 받고선 기력을 회복했다면서 고마워하셨던 기억이 난다.
신기환은 육미지황탕에 오미자가 가미가 된 처방으로써 간을 보하고 신장을 보하는 대표 처방이다. 한의학에서 보는 신장은 나무에 비유하면 뿌리와 같은데 노화가 진행될 수록 뿌리부터 마르기 때문에 노인분들 치료에 있어선 신장과 간을 보하는 부분이 중시될 수밖에 없다.
육미지황탕은 숙지황, 산수유, 산약, 택사, 복령, 목단피 여섯 가지 약재로 구성이 되어있다.
숙지황, 산수유 는 간, 신장을 보하고 산약은 비위를 보하는 작용이 있고, 복령과 택사는 신장의 사기를 배출하고 목단피는 허열을 제거한다.
여기에 폐금(肺金: 오행에서 금에 속하는 폐를 뜻함)을 보하는 오미자가 더해져서 신기환은 신수(腎水: 신장의 음기와 정혈)를 보하는 효능이 뛰어난데 오행의 상생 원리에 의해서 폐를 보해주면 자식인 신장이 건강해지는 원리가 담겨있다.
신기환은 특히 노인분들의 그렁그렁하면서 기침을 유발하나 잘 뱉어지지 않는 끈끈하고 딱딱한 가래를 치료하는데 효과가 좋을 뿐만 아니라 신기능을 보하여 야간에 소변이 잦을 것을 치료하고 요통, 이명 등에 모두 효과가 좋다.
그러나 가래에 신기환이 무조건 좋다고 믿는 것은 큰일 날 일이다. 신기환은 자윤(滋潤)하고 음(陰)을 보하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되고 몸이 비대한 분들의 가래에는 오히려 해가 되실 수 있을 뿐더러 초기 감기로 인한 기침 가래에도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초기 기침 가래에는 도라지가 더욱 효과적인데 가루를 내어 꿀에 개어 따뜻한 물에 풀어 드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성진 중한의료컨설팅 |
약력:
태성고등학교졸업
흑룡강중의약대학졸업
하나통합한의원 마케팅 부장
동양의학 칼럼리스트
용인신문 국제외교부 의학전문 기자
이사주당 기념사업회 국제학문교류 이사
중한(中韓)의료컨설팅 국제학문교류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