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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별 이야기 -병丙 - 희망과 믿음의 지배자

열 개의 별 이야기-병丙 - 희망과 믿음의 지배자


병화(丙火)는 태양이고 빛이다. 그에겐 그림자가 없다. 솔직하고 밝고 아름다운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명은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일이다.

텅 빈 우주 공간의 태양은 고고하고 외롭다. 하지만 지구라는 작은 땅을 만나면 이야긴 달라진다. 땅의 생명들이 병화의 에너지로 태어나고 자라고 꽃을 피운다. 만물은 움직이는 초록색으로 변한다. 아이의 변화와 성장이 부모의 기쁨인 것처럼 병화의 행복은 키움에 있다.

병화를 만나면 언제나 즐겁다. 타인의 웃음을 사랑하고 타인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병화의 언어는 희망의 말이며 긍정의 언어다. 그래서 그는 마땅히 칭송받을 만하다. 하지만 그에겐 그늘이 없다. 그늘의 휴식을 인정하지 않는다. 햇볕이 짙으면 그림자도 짙어지고 희망이 높으면 절망도 크다. 강한 믿음은 강한 두려움을 낳는다. 그래서 병화는 무섭다. 그에게 안 되는 것은 없다. 꿈꾸고 희망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그 어느 것이든 안 될 리가 없다. 변화의 역동을 아는 그는 너무도 성실하다. 영원한 불가능을 인정하지 못한다. 좌절과 절망은 병화의 말이 될 수가 없다. 지루한 여름날의 뜨거운 햇살처럼 포기를 모르는 그는 주의 사람의 삶을 피곤하게 한다.
뭔가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 뭔가 변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든 희망들, 스스로의 믿음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 오르고 오르며, 버티고 버티는 튼튼한 엄마들, 아이는 그런 엄마 옆에서 갈 길을 잃는다. 심한 긍정은 광기다. 폭력 같은 믿음은 증오의 불길로 바뀌어 세상 만물을 사막의 모래처럼 만든다.

병화는 사랑을 말한다. 그의 희생으로 인해 세상이 아름다워지기를 간절히 원하고 원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그들의 이기적 심성이 있다. 그로 인해 훌륭하게 변화되었다는 타인의 칭송이다. 아이처럼 밝게 웃어줘야 한다. 그늘을 인정하지 않는 그들 앞에서 삶의 아픔과 고통을, 좌절과 포기를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코 희망과 믿음이 없는 삶은 있을 수가 없기에 부정적 언어는 애초부터 없게 된다.

병화에겐 그늘이 보이지 않는다. 세상의 반인 어둠의 세상을 그는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어둠은 없고 만일 있더라도 결국은 광명 된 세계로 나와 모두가 자신에게 기댈 것이라고 생각한다. 병화는 신비주의자다. 어둠속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정령의 이름을 붙여주고 불러낸다. 부끄럽고 순진한 정령들에게 자신이 좋은 사람이니까 무조건 나오라고 말한다. 그래서 병화의 사랑은 바보 같은 짝사랑이 된다. 병화는 그 아무것도 필요치 않다. 단지 자신의 마음과 사랑을 타인들이 알아 줬으면 하는 바람만 있다. 오로지 그것만이기에 그를 필요로 하지 않거나, 그의 어리석음을 충고하는 사람에겐 엄청 상처를 입고, 삐지고 화내고 싫어한다. 병화에게 타인은 그의 추종자 이외에 그 무엇도 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린 태양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것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이며 변화와 성장에 대한 믿음이 된다. 한결같은 마음과 변함없는 정성으로 포기할 수 없는 긍정만을 꿈꾸는 우리들은 병화의 자식들이 된다. 성장과 개성적 활동의 시간을 지켜봐주는 병화어머니는 모든 희생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린 하염없이 쉬지 않고 성장하고 행동할 수만은 없다. 어쩌면 우리는 어둠이 주는 안식과 편안함을 태양보다 더 사랑할 지도 모른다.

사주에 병화가 있다면, 부끄러움 없는 천상의 밝음으로 스스로의 고귀함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단지 그것이 너무 지나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그래서 가끔은 빛이 없는 어둠의 시공간도 있어야 됨을 인정해 줄 수만 있다면, 제대로 된 따스한 병화가 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화는 진짜 어둠의 고마움을 모른다. 그들이 모르는 세상은 무섭고 잘 못된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모순적인 이런 병화의 마음은 어쩌면 자신의 진실함만 우기는 우리들의 삐뚤어진 사랑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태양은 반만 있으면 된다. 그것처럼 늘 반만 믿고 반만 사랑하고 반만 꿈꾸자. 그것이 우리가 건강하게 사는 지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