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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복합 용인시의 청년농업인

가수와 곤충농장 좌우 날개 '비상'

도농복합 용인시의 청년농업인 10. 숲속곤충마을 신희영 대표

 

 

 

 

 

국내 대형기획사서
1집 앨범 녹음했지만 발매 좌절
군 제대후 곤충이 돈되는 사업 눈떠
숲속곤충마을 인수… 해마다 매출 쑥쑥
장수풍뎅이·사슴벌레 등 학습체험 대박

 

[용인신문] 곤충보다 음악이 오히려 더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숲속곤충마을(양지면) 신희영 대표.

 

용인 곤충 산업의 리더인 신 대표는 지난 2015년 히든싱어 김정민 편에 출연해 모두를 놀래킨 장본인으로, 더욱 놀라운 사실은 최종라운드까지 오른 실력자였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가수를 지망한 기대주였다. 20대 때 우리나라 톱스타들을 거느린 대형 기획사에서 1집 앨범 녹음까지 다 마친 상태였다. 당시 신 대표한테 투자자가 5억을 투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제작 문제로 발매가 안되면서 신희영은 영영 묻혀버렸다.

 

당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던 때로 중국 공연을 계획하고 있었다. 태사자, 이정현, 안재욱, NRG와 함께 합동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8만명이 모이는 극장에서 할 계획이었다. 성사 됐다면 중국 CC TV를 통해 15억 중국인이 시청할 수 있던 좋은 기회였다. 이병헌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올인 OST도 안타깝게 다른 사람이 불렀다.

 

꿈에도 그리던 가수의 길을 접고 긴 아쉬움을 남긴 비운의 주인공.

 

고교시절, 가수 김정민은 평소 신희영 대표의 롤 모델이었다. 우연히 박상민 콘서트장에 갔다가 가수가 되겠다고 맘먹게 됐다. 박상민과 함께 김정민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비싼 티켓을 끊고 들어갔더니 김정민 가수가 출연하지 않았다. 그날 ‘무기여잘있거라’를 부른 박상민은 김정민 파트를 불러줄 사람을 객석에서 찾았다. 신희영씨가 무대에 섰다. 김정민과 똑같아서 모두가 놀랬다. 그후 김정민과도 인연이 맺어졌다. 가수의 길을 묻고 도움을 받았다면 빨리 가요계로 진출할 수 있었으련만, 스스로 앨범을 만들어 자랑스럽게 김정민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다. 박화요비랑 같은 녹음실에서 녹음을 했던 신 대표는 박화요비 오프닝무대에 게스트로 출연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였다.

 

군 제대 후 막막한 심정으로 시골에 갔다가 커다란 곤충을 처음 봤다. 장수풍뎅이였다. 조카는 마트에서 판다는 말을 했다.

 

“곤충을 돈 주고 산다고?”

 

직업을 찾던 신 대표는 곧장 친형과 함께 곤충 시장을 조사했다. 대단했다. 즉시 한쌍을 구입해 번식시켰다. 실제 판매가 되는지 궁금해 즉각 사이트를 만들어 올렸더니 한 시간도 안 돼 주문이 들어왔다. 그 후 6평 가게를 마련했다. 이때 처음으로 70쌍을 사다가 번식 시켜 1년에 3000마리를 만들었다. 당시 에피소드가 있다. 장수풍뎅이 먹이를 단 10원 싼 제품이 있어서 먹였더니 하루만에 3000마리가 몽땅 죽었다. 3만원 아끼려다가 3000만원을 날렸다. 장수풍뎅이 한 마리가 1만원이었다.

 

형은 서울에서 자리를 잡았고, 신희영 대표는 형에게서 독립해 지인이 하던 용인 양지 현재의 숲속곤충마을을 인수했다. 막상 인수할 돈이 없어서 2년간 버스운전을 병행하면서 분할로 갚고 내려왔다. 그 사이 부모님이 2년간 맡아주었다.

 

2012년부터 신 대표는 본격적으로 곤충농장을 운영했다. 2012년 연매출 2400만원을 시작으로 해마다 성장해 5000, 8000, 1억, 2억5000까지 상승세를 이어갔고 현재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급성장 할 수 있던 계기가 있었다. 당시 운 좋게도 네이버에서 자신들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자연, 곤충을 테마로 광고를 만들어 올려줬다. 당시 스텝진만 50명이 내려왔다. 15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한 광고였다. 광고는 극장, 드라마, 케이블 TV에 15일정도 방영됐을 뿐인데 전국에서 단체 체험 신청이 밀려들었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모든 체험 행사를 취소해야 했다. 그럼에도 가족단위 체험 손님이 전국에서 밀려와 매출이 급성장할 수 있었다.

 

신 대표가 농장을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곤충산업은 농업이 아니었다. 2019년 7월부터 축산으로 인정돼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2018년 청년농업인 육성 정책에 따라 3년간 영농생활비를 매월 지원받을 수 있었다. 여유가 생기면서 직원도 뒀고, 한국농수산대학 현장교수로도 활동하면서 실습생 2명을 받아 실습시키고 있다.

 

신 대표는 주력인 학습체험용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취급하고 있으며, 귀뚜라미, 밀웜(고소애), 흰점박이 꽃무지(굼벵이 혹은 꽃벵이) 등 식용사료용 곤충도 부수적으로 기르고 있다. 정부에서 식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미래 곤충 산업 전망이 밝다.

 

현재 후계농 자금 지원을 받아 두창리에 제1 곤충사육사를 짓고 있는 중이다. 10월이면 입주 가능하다. 이천에 제2 곤충사육사도 짓고 있다.

 

곤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체험 행사가 취소된 반면 가정에 있는 어린이들의 곤충 주문이 늘어 큰 손해 없이 현상 유지하는 편이다.

 

제1사육사는 곤충사육, 체험, 교육을 위한 공간이고, 제2사육사는 오로지 곤충 사육만을 위한 공간이다. 현재 주력 곤충을 연간 3만마리 정도 사육하고 있지만 앞으로 객체를 10만 마리로 늘릴 계획이다. 기타 부수적인 식용사료용 곤충은 수백만마리를 기르게 된다.

 

앞으로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나 다이소 같은 곳에 곤충특화코너를 만들어 입점할 계획이다.

 

숲속 곤충마을 체험코스는 곤충의 일생 대한 교육, 3D영상 상영, 사육관 관찰체험, 실내 전시장 구경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전시장에는 거북이 같은 파충류 생체와 곤충 생체, 세계곤충표본 등이 전시돼 있다.

 

2010년에 곤충산업육성법이 제정되었고, 지자체별로 조례 제정이 이어지면서 곤충시장이 급속히 성장했다. 용인시곤충산업육성법은 지난 2016년에 제정됐다. 이때 신희영 대표는 용인시곤충산업연구회 초대 회장을 맡은 이래 현재까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곤충 관련 각종 정보 등을 소통하고 있다. 2018년에 용인에서 처음으로 곤충페스티벌을 열었을 때 1만명이 다녀갔다.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식용곤충 시식을 비롯해 나비 날리기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돼지열병, 코로나19 등으로 축제가 연달아 취소되는 상황이지만 신 대표는 용인곤충페스티벌을 농산물축제와 연계해 용인 대표 축제로 만들고 싶어 한다.

 

뿐만 아니라 곤충은 환경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환경콘서트도 열고 싶어 한다. 마치 ‘내일은 늦으리’라는 환경보전 슈퍼콘서트와 같은 콘서트다. 아직은 식용 분야에 본격 뛰어들지 않았지만 다양한 상품을 구상중이다. 향후 5~10년 사이에는 식용곤충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애견용 사료를 개발하고 있다.

 

곤충산업 만큼 가수의 꿈도 여전해 히든싱어 이후 꾸준하게 앨범을 내고 있다. 당초 1집 앨범곡 10곡과 곧 5번째 싱글앨범도 음원사이트에서 검색 가능하다. 방송 출연을 구상중인 신희영 대표가 곤충과 가수 양쪽 날개를 펼치고 비상하는 모습을 기대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