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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사람 용인愛

“구름 속에 학이 된…”

양종석(시인)

 

[용인신문]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를 제공하는 팔당상수원. 그 수원지는 바로 용인시 처인구 해곡동 곱든골에서 시작된다. 봄이면 진달래와 벚꽃은 물론 각종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고, 여름이면 녹음방초의 싱그러움과 가을이면 오색 찬란한 단풍경이 강원도 설악을 방불케 하는 곳.

 

팔당상수원 발원지의 물을 따라 형성된 운‧호‧곡(운학동, 호동, 해곡동)은 3개의 법정동에 11개의 마을로 형성돼 있다. 한 골짜기 안에 길게 늘어져 있는 운호곡은 해실리를 시작으로 별미. 예직이. 외어둔. 내어둔. 길업이. 장재미. 구람말. 별학이. 먹거리(묵동). 삼삼이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내가 어려서는 냇물도 먹고, 미역을 감으며 채소 먹거리를 씻어 먹던 청정 지역이다. 80년 중반까지만 해도 용인 읍내에서 여름 무더위를 피해 피서지로 찾았던 곳. 피서객들이 붐벼 다리 밑이나 나무 밑은 자리 잡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경제발전의 흐름에 따라 가축농장과 축사가 생기고 군부대가 들어왔다. 또 공장과 전원주택이 들어서면서 하천이 오염돼 피서객이 없어졌다. 당연히 물고기도 잡아먹을 수 없게 됐다. 그런데 지금은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과 용인시에서 상수원보호개발 정책에 부흥하여 화장실을 비롯한 오폐수 등 각종 오염물처리 관로를 설치했다. 그리고 공장은 물론 돼지, 소, 개, 닭 사육장이 모두 없어져서 하천이 깨끗해 졌다.

 

환경부의 상수원보호 시책으로 토지 매입을 장려하는 바람에 더 이상 개발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 마을마다 벼농사를 짓는 가구가 평균 5가구도 안 된다고 한다. 땅 가격 또한 용인 지역에서 제일 싼 곳이 되었지만 용인 관내에서 전원주택지로는 가장 적합한 곳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환경부는 어림잡아 운호곡 땅의 반 이상을 매입했다고 한다. 매입부지엔 각종 조림수를 심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젠 대규모의 수변생태공원을 조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반려견을 제외하면 가축이나 짐승을 키우는 사람들이 없으니 그야말로 청정지역인셈이다. 이제 운호곡이야말로 용인에서, 아니 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최고의 전원 환경이 아닌가 싶다. 이런 환경이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용인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다행이자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일급수에서만 산다는 중태미(버들치), 징계미, 새우, 달팽이, 우렁이, 말조개 등이 살고 있다.

 

사람 살기 좋은 곳. 내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운호곡이 앞으로도 더 좋은 환경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