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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사람 용인愛

아스트라제네카

손대선(전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용인신문] 어머니가 지난 10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 아버지는 4월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장인과 장모도 5월에 화이자와 AZ 백신을 각각 맞았다.

 

이로써 내 직계가족 중 70세 이상 노인 모두가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끝이 보이지 않던 역병의 터널에 서광이 비쳤다고 말해도 될까.

 

우여곡절이 있었다. 화이자 백신에 비해 AZ 백신 부작용이 언론을 통해 더 크게 부각된 탓이다. 어머니는 최근 4년 동안 2번의 수술과 1번의 시술을 받았다. 무릎과 허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는 기저질환을 안고 산다. 장모 역시 아픈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접종일이 다가오자 어머니와 장모는 AZ 백신의 부작용을 염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혈전이나 고열, 몸살과 발진 등 백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자주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가족들에게 얘기했다. 고령의 남편들이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별 탈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때 내보였던 부러움이 두려움으로 교체된 듯했다.

 

AZ 백신이 현재 시점으로 코로나 19에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는 점은 전문가 다수가 공감한다. 빼어난 효과와 보관 및 운반의 편리함, 이윤을 배제한 공익성과 비용적 가치를 종합하면 이 백신을 능가하는 백신이 가까운 시일 내에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나는 들었다.

 

그러면서도 AZ 백신이 얼마나 안전한지 나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통상 상용화에 10년 걸리는 백신이 코로나 19 창궐 이래 1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은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도 의문부호가 붙게 한다.

 

백신 부작용은 의학과 통계 세계에 속한 일이다. 예상 못 한 부작용은 그 세계 안에서도 속 시원히 설명되지 않는다. 두려워하는 노인들에게 접종을 강권할 수는 노릇이었다.

 

예상과 달리 어머니와 장모는 AZ 백신을 제날짜에 맞았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어머니는 간단히 말했다. “가족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았다”라고. 바깥출입이 적은 데다 위생 관념이 철저해 코로나 19와 담쌓은 것 같았지만 행여 집을 드나드는 자식들이나 손주들에게 이 질긴 역병의 마수가 미칠 것을 걱정해서다.

 

혈육을 위해 불안을 삼킨 부모덕에 우리 가족 방역의 첫 단추가 채워졌다. 늘 그렇듯이 부모의 마음은 그 어떤 큰 역병이라도 덮고 남는다. 여기에는 얕은 지식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